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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뇌와 전자 회로의 결합‥사이보그 시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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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뇌와 전자 회로의 결합‥사이보그 시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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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와 전자회로를 결합한 ‘사이보그’가 현실화하는 걸까. 인간의 뇌 조직과 컴퓨터를 연결하는 바이오컴퓨터의 서막이 열렸다. 향후 인공지능(AI)의 발전과 맞물릴 경우 인간과 기계가 융합된 새로운 형태의 인류가 나타날 수도 있을지 과학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실험실에서 배양한 뇌 오르가노이드(미니 장기 조직)과 전자 회로로 구성된 바이오컴퓨터에 대한 논문이 실렸다. ‘브레이노웨어(Brainoware)’라고 불리는 이 시스템은 인간의 음성을 인식했다.


실험팀은 실험실에서 배양된 작은 뇌 오르가노이드들을 수천 개의 전극으로 구성된 판에 연결했다. 그런 다음 일련의 전기 신호 형태로 데이터를 뇌에 보낸 후 되돌아온 신호를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해 해석했다.

실험 결과 브레이노웨어는 8명의 음성을 인식했다. 뇌 조직은 전자회로를 통해 받은 8명의 목소리가 다른 것을 파악하고 다르게 반응한 것이다. AI 반복 훈련 후 브레이노웨어는 약 78%의 확률로 누가 말했는지를 특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논문의 공동저자인 펑 궈 인디애나 대학 교수는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의 목적에 대해 "AI와 인간의 뇌 사이에 다리를 놓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의 두뇌가 AI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효율성과 속도를 높이는 것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궈 교수는 "우리 뇌 속의 신경망을 컴퓨터에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졌다"면서 앞으로 바이오 컴퓨터가 AI를 대신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존스홉킨스의대의 네라 스미르노바 뇌과학자는 이번 연구가 뇌 조직이 이차원이 아닌 삼차원 형식의 첫 반응을 확보한 만큼 바이오컴퓨터의 실현을 위한 이론적 배경을 확인한 것이라고 평했다.

네이처는 이번 연구가 인간 뇌의 문제인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 질환은 물론 실험실 환경에서 구조를 복제하여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 질환뿐만 아니라 인간의 뇌를 연구하는 새로운 방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인디애나대학교 연구진은 인간의 뇌 활동과 기능을 재현할 수 있는 뇌 오르가노이드를 만드는 데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대학은 뇌와 반도체 칩을 연동하는 데 적극적이다.


이번 연구의 제한도 분명하다. 우선 뇌 오르가노이드를 배양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만들어진 오르가노이드가 죽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세포가 커질수록 더욱 어려워진다. 더 복잡한 연구를 위해서는 더 큰 오르가노이드 조직이 필요하지만 이게 쉽지 않다. 지금은 뇌 조직 일부지만 인간의 뇌 자체를 전자회로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뇌 오르가노이드가 더 복잡한 작업에 적응할 수 있는지도 아직 알 수 없다. 반도체 칩과 뇌 오르가노이드를 연동하려면 이런 과정이 필수다. 네이처는 이번 연구를 발전시켜 나가는 데 여러 난관이 있겠지만 바이오컴퓨터의 새로운 분야의 등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도 뇌 오르가노이드 제작에 성공한 바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 연구단은 2021년 실제 인간 뇌와 유사한 환경을 구현한 ‘뇌 오르가노이드 배양 플랫폼’을 개발해 ‘미니 뇌’를 제작했다. 신생아의 뇌 수준에 가깝게 성숙한 데다, 기존보다 2배 이상 큰 성과였다.

연구진은 뇌 오르가노이드에 주로 사용하는 배양지지체가 뇌의 단백질 성분과 달라 뇌 발달에 필요한 환경을 구현하지 못해 오르가노이드가 커질수록 중심부까지 산소 및 영양분 공급이 어려워 세포가 죽는 문제를 나노 기술로 극복해 기존보다 월등히 크고 발달한 인조 뇌를 제작할 수 있게 됐다.


연구진은 뇌의 미세환경과 유사한 젤리 형태의 ‘3차원 하이드로겔(hydrogel)을 개발해 뇌 오르가노이드 배양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대뇌 피질(cortex)을 구성하는 신경상피(neuroepithelium)가 발달하여 뇌 주름이 다량 생성됐다. 또한 신경세포·성상교세포·미세아교세포 등 다양한 뇌세포가 기존 방식보다 많이 발현하는 등 뇌 구조 및 기능이 더욱 성숙해지는 결과를 얻었다. 연구진은 실험에 따라 최대 8㎜까지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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