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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그 후]②'특별법 보완' 국회는 여전히 논의중…"피해자 대상·지원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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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정부와 여야는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한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특별법)’을 제정하고 시행 후 6개월마다 보완 입법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특별법 시행 이후에도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피해 회복이나 구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법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피해자 인정 범위를 확대하고 지원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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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5일과 6일 전체회의와 소위원회를 열고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에 대해 논의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피해자로 인정한 수는 9109건이며 928건은 요건 미충족으로 부결, 658건은 자력 구제가 가능해 피해자 인정에서 제외됐다. 지난 6월1일부터 본격 시행된 전세사기특별법은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에게 경·공매 절차, 조세 징수 등에 관한 특례를 부여해 이들을 지원하고 주거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특히 정부와 국회는 특별법 제정과 함께 6개월마다 보완입법을 약속했다. 전세사기가 진행 중인 사안이기에 법 시행 이후에도 계속 실태를 조사하고,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경우 이를 수정·보완하겠다는 취지였다.

약속된 6개월이 넘어가면서 피해자들은 제도 보완을 촉구하고 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 등 피해자 모임은 지난 7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당장 절벽 끝에 내몰린 피해자들을 어떻게 구제할 수 있는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피해자 모임은 ▲선구제후회수 방안 도입 ▲피해자 인정요건 완화 등 ▲사각지대 피해 주택에 대한 통매입 및 주거안정 방안 마련 ▲신탁사기 피해주택에 대한 명도중지, 대부업체로 채권 넘어간 주택 경공매 유예대책 마련 ▲방치된 피해주택 단전·단수·안전과 시설관리 문제 개입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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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도 피해자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려면 현행 특별법에 보완이 필요하다고 봤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피해자 인정 범위도 좁지만, 인정받아도 실질적인 구제책이 없다는 것이 가장 문제"라며 "피해자 지원책 중에는 대출 대환, 우선매수권 부여 등이 있는데 각각의 사업은 원래 존재하던 사업이라 기존의 조건들이 있어 제약이 있다"고 지적했다. 가령 전세사기 피해자를 위한 저리 대환대출은 연 소득이 1억3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거주 주택을 경매 절차에서 낙찰받거나 신규주택을 구입하는데 지원되는 '디딤돌 대출'은 부부합산 연 소득 7000만원 이하, 순자산가액 5억600만원 이하의 무주택 세대주여야 한다. 임 교수는 "피해자로 인정받아 막상 지원받으려고 해도 상품의 조건 때문에 안되는 경우가 있다"며 "법 이름도 피해 지원이니만큼 피해가 인정됐다면 원래 있는 상품에 피해자 지원을 끼워 맞추는 식이 아니라, 당연히 대출 등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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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법상 피해자 범위를 더 넓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 특별법은 ▲주택 주민등록을 마치고 임대차계약증서상 확정일자를 갖추고 ▲임차보증금 3억원 이하(시·도별 여건 등에 따라 2억원까지 상향 조정)이며 ▲임대인이 다수 임차인에게 보증금 변제를 하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예상)되고 ▲임대인의 기망, 임대인에 대한 수사 개시되는 등 4가지 조건을 만족하면 피해자로, 이 중 일부를 만족하면 '피해자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는 "보증금액이 높은 의뢰인들은 피해를 보아도 구제받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며 "현실적으로 서울 중위권 전세가까지 보증금 요건을 완화하는 등 피해자의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세사기 피해 복구에 필요한 예산 확보가 중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제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미 발생한 피해자들을 어떻게 지원할 거냐는 법이 아니라 예산을 얼마나 확보했느냐에 달려있다"며 "전세사기 피해주택을 정부에서 매입한다는 등 현행법상 있는 제도들을 제대로 이행하기 위해서라도 예산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야는 보완입법에 대해 협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최대 쟁점은 '선구제 후구상권 청구'다. 피해 임차인들의 보증금 반환 채권을 공공기관이 사들여 피해 임차인들을 먼저 구제한 후 경매나 임대인을 통해 이를 회수하는 방안이다. 야당은 '선구제 후구상권 청구'를 밀어붙이고 있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발생된 피해자에 대해서는 선구제가 우선이다"며 "현재는 빚을 지고 있는 피해자가 또 빚을 져야 하는 법 구조"라고 주장했다.


여당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 개인 간 사기에 세금을 투입, 국가가 보상하는 것이 맞느냐는 반대 의견 또한 만만치 않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마음 같아서는 피해자들을 구제하고 싶지만, 형평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정부가 세금으로 개인 간의 계약으로 인해 발생한 채무 관계를 다 변제해 주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6일 열린 법안소위에서 김오진 국토부 1차관은 "고려해야 하는 내용도 많고 사회적으로 합의가 돼야 하는 부분도 있다"며 "피해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방안들을 계속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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