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뼈 과도하게 성장하는 '레온티아증' 의심
"전 세계 보고 사례 40건 미만"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으로 얼굴이 변형되어 '외계인'이라는 조롱을 받으며 자란 5남매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일간 더 선은 최근 도미니카공화국의 작은 마을에서 얼굴이 비정상적으로 부어오르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5남매의 사연을 보도했다.
이들 남매의 광대뼈와 코는 부풀어 오른 것처럼 튀어나왔으며, 뼈 구조가 기형적으로 변한 탓에 눈 사이는 넓게 벌어졌고 치아도 삐뚤빼뚤 어긋나있다.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사람들에게 '외계인'이라는 조롱과 욕설을 들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얼굴 기형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는 두통, 호흡곤란, 어지럼증, 몸살 등도 주기적으로 앓고 있다.
이들에게 이런 증상이 나타나게 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이들의 부모는 관련 질환을 앓고 있지 않으며, 12명의 형제자매 중 5명에게만 이같은 증상이 나타나 의료진도 당혹스러움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은 현재 가장 유력한 병명으로 일명 '사자 얼굴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레온티아증'을 의심하고 있다. 그리스어로 사자를 의미하는 '레온(leon)'에서 유래되었는데, 이 질환을 앓고있는 환자는 안면골과 두개골이 과도하게 성장해 얼굴뼈가 뒤틀리면서 사자 얼굴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붙여진 이름이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사례도 40건 미만으로, 매우 희귀한 질병이다. 태아 발달 초기에 발생하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있으며, 매독, 종양 및 거대증을 포함한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현되기도 하는 것으로 알러졌다. 얼굴 뼈가 무분별하게 성장하면 신경을 압박해 실명, 청각 장애, 지적 장애 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신경과 전문의 프랜리 바스케스 박사는 "환자의 얼굴과 두개골을 형성하는 뼈에 칼슘이 축적돼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며 "안타깝게도 치료법은 아직 없다. 증상 개선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존하는 유일한 치료법은 자란 뼈를 노출시켜 조각을 깎아내거나 가능한 경우 뼈를 완전히 절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매체는 이들 남매는 일자리가 절실히 필요하지만 외모 때문에 직업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발병의 원인 또한 검사 비용이 부담돼 아직 찾지 못하고 있으며, 증상에 대한 치료만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치료 후원금을 모으기 위해 자신들의 사연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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