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중도 확장? 강성 지지층 밀착 행보"
與 "원숭이도 나무서 떨어질 때 있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후임 장관 내정자가 발표된 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보수 기독교 집회를 찾은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원 장관은 "신앙 간증을 하러 간 것일 뿐"이라며 정치적 해석에 선을 그었으나, 당시 집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총선을 염두에 둔 보수층 표심을 다지기 행보로 읽혔다.
앞서 내년 총선 '험지 출마' 의지를 밝힌 원 장관은 이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출마해 맞서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원 장관이 개각 발표 후 첫 행선지로 보수 종교 집회를 택한 것은 원 장관이 소신이라고 밝힌 '중도 외연 확장'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SBS라디오에서 "(원 장관이)어느 순간부터는 완전히 강성지지층과 밀착하는 행보를 자주 보였다"며 "험지 출마도 겉에서 보면 중도나 무당층에 소구 될 수 있는 행보로 사실 내심은 '이재명 잡겠다' 아닌가. 그건 지지층이 열광할 만한 카드"라고 말했다.
여권에서도 같은 지적이 나왔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의도적으로 전광훈 목사를 만나러 간 것은 아니겠지만 비치는 장면에서 전광훈이라는 이름 석 자가 등장했다"며 "원 장관이 최근에 보였던 희생과 헌신에 대한 의지, 중도층을 대상으로 펼쳐나간 정치적 행보에 스크래치가 났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다만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 원 장관은 우리 보수정당에서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으로 불렸던 원조 소장파 멤버"라며 "항상 당이 어려웠을 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고 가장 어렵고 힘든 순간에 본인의 희생 의지를 천명했다. 앞으로 남은 총선 기간 이런 구설에 오르는 일이 없도록 원 장관뿐 아니라 우리 구성원 모두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계속되자 원 장관은 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저는 아직도 장관의 신분이며 지난 모임은 정치 모임이 아니었다. 특정인이 참석했다고 해서 그를 지지하기 위해서 갔다는 식으로 짜 맞추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주장"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어 "저의 소신은 보수의 혁신과 통합, 그리고 중도 외연 확장"이라며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누구든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겠지만, 극단적이고 배타적인 주장은 저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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