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 인간능력에 한층 다가선 AI 모델
챗GPT 주도한 오픈AI에 구글 반격 나서
인간지능 넘어선 AGI 등장 빨라질 듯
구글이 오픈AI의 GPT-4를 앞서는 것은 물론 인간 능력에 한층 다가선 차세대 인공지능(AI) 대규모 언어모델(LLM)인 '제미나이(Gemini)'를 6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최고경영자(CEO) 축출 쿠데타를 겪은 오픈AI가 내부 혼란 수습에 주력하는 사이, 구글이 AI 주도권을 잡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메타도 같은 기간 IBM 등과 AI 동맹을 결성하면서 AI 주도권 경쟁은 3파전으로 갈라졌다.
3자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면서 인간 지능을 넘어서는 범용인공지능(AGI)이 등장 시점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졌다. 1년여 전 오픈AI가 쏘아올린 챗GPT 로 인해 촉발된 AI 경쟁에 따라 이르면 3~5년 내 AGI가 눈 앞에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픈AI 비켜" 구글, GPT-4 성능 앞서는 '제미나이' 공개
구글이 선보인 제미나이 1.0은 챗GPT의 LLM인 'GPT'의 AI 경쟁 모델로, 울트라·프로·나노 3가지 모델로 나뉜다.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등을 동시에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고 코딩 능력까지 갖춘 '멀티모달 AI'다. 수학문제를 풀거나 틀린 추론과정을 지적, 분석하는 것도 가능하다.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을 주도했다.
제미나이 울트라는 지금까지 나온 LLM 중 가장 강력한 모델로 평가된다. 수학, 물리학, 역사, 법률, 의학, 윤리 등 57개의 주제를 복합적으로 활용해 지식과 문제 해결 능력을 시험하는 대규모 다중작업 언어이해 테스트(MMLU)에서 90.04%를 기록했다. 인간 전문가(89.3%)와 GPT-4(86.4%)를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32개의 학술 벤치마크 기준 가운데 30개 항목에서 GPT-4를 뛰어 넘었다. 구글 측은 "인간 전문가 점수를 넘은 최초의 모델"이라며 "특히 수학, 물리학의 추론에 강하다"고 강조했다.
범용 모델인 제미나이 프로는 이날부터 구글의 AI 챗봇 서비스인 '바드'에 탑재된다. 일종의 챗GPT 대항마 격이다. 미국 IT 전문 매체인 더 버지는 "오픈AI는 1년 전 챗GPT를 출시했고 단숨에 AI 선두주자로 급부상했다"며 "챗GPT의 우수한 성능, 오픈AI 기술의 (AI) 업계 장악력에 허를 찔린 구글이 마침내 반격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고 평가했다.
AI 3파전 가열…AGI 등장 빨라지나
재미나이는 지난 10년간 수많은 AI 기반 기술을 개발한 'AI 선도 기업'에서 챗GPT 등장에 따라 한순간에 '오픈AI 추격자'로 뒤바뀐 구글이 AI 주도권 회복을 위한 야심작이다. 특히 내년초에나 출시 가능한 최상위 버전인 제미나이 울트라를 서둘러 공개한 것은 빠르게 주도권을 되찾아오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제미나이 공개 시점도 오픈AI가 지난달 샘 올트먼 CEO 기습 해임과 복귀, 이사회 해체 등으로 혼란한 때라는 점에서 오픈AI의 허를 찔렀다는 평가다.
구글이 강력한 AI 모델을 내놓으면서 실리콘밸리의 AI 경쟁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AI 후발주자인 메타는 IBM을 비롯한 AI 관련 기업 50개 이상과 손잡고 AI 동맹을 결성하며 추격을 예고했다. 구글, 오픈AI와는 달리 LLM을 오픈소스로 제공해 개방형 혁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3파전으로 전개되는 AI 개발 경쟁 가열로 인간 지능을 넘어서는 수준의 AGI 등장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은 경쟁사 추격을 위해 AI 개발 속도를 지나치게 끌어올릴 뜻은 없다고 밝혔지만, 경쟁의 열기는 이미 뜨거워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제미나이가 MMLU 결과 인간 전문가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AGI에 가까운 AI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오픈AI 이사회가 올트먼 CEO를 축출한 배경에는 AGI와 관련된 연구 성과가 있었다는 외신 보도도 나온 바 있다. 당시 오픈AI 연구진은 이사회에 인류를 위협할 수 있는 AGI를 발견했다고 경고했는데, 이후 AI 개발론자인 올트먼이 해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3~5년내 AGI가 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5년 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이보다 앞서 3년 내에 AI 기술이 AGI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규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오픈AI의 해임 사태로 AI 개발과 규제에 대한 논쟁이 증폭됐는데, AI 개발 속도를 제어할 글로벌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AGI 등장이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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