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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세계]청정 세상 만드는 최선의 방식 ‘에너지 하베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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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세계]청정 세상 만드는 최선의 방식 ‘에너지 하베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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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어떻게 에너지를 얻을까. 초창기엔 나무나 동물의 기름 등 천연자원에 불을 붙여 빛과 열을 얻는 데 그쳤다. 그러다 화석연료로 물을 끓여 동력을 얻는 증기기관을 만들어 내는 법을 알아냈고, 이는 산업혁명의 계기가 됐다. 전기를 만드는 방법을 알아내면서 인류 문명은 빠르게 진보했다. 문제는 우리가 여전히 지하자원에서 에너지를 얻고 있으며 이 방식이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단은 없는 것일까. 완벽한 해결책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최선의 방식은 있다. 에너지를 ‘채굴’하지 말고 ‘수확(Harvesting)’하는 것이다. 이런 개념을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이라고 부른다.


에너지는 사라지지 않으며 단지 그 형태가 바뀐다. 태양에너지가 바람이 되고, 석탄의 에너지가 바뀌어 기차가 달린다. 즉 과거엔 쓸 수 없다고 생각돼 버려지던 에너지를 수확할 수 있게 된다면 우리는 에너지 걱정을 크게 덜 수 있다.

인류 최초의 에너지 하베스팅은 아마도 풍차나 물레방아일 것이다. 바람이나 물의 힘을 수확해 탈곡 등을 하는 데 활용했다. 반면 최신의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주로 ‘전기’를 생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뜨거운 열이 발생하는 곳에 온도 차이를 전기로 바꾸는 열전소자를 붙여 둔다면 그곳에서는 계속해서 전기를 얻을 수 있다. 같은 원리로 광전소자를 이용하면 태양 빛으로 전기를 만들 수 있다. 유체(물이나 바람)의 흐름으로 프로펠러를 돌려 전기를 만드는 ‘터빈’ 방식도 자주 이용된다. 조력이나 파력발전, 풍력발전 등에 많이 이용되는 방법이다. ‘압전소자’ 기술도 자주 쓰인다. 압력을 받으면 전기로 바꾸는 특수 소재다.


에너지 하베스팅으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크게 세 종류다. 첫째는 자연의 에너지다. 흔히 ‘재생에너지’라고 부른다. 풍력이나 태양광, 태양열, 조력, 파력, 지열, 수력 등의 에너지를 의미한다.


둘째로 공장이나 발전소 등 대형 생산시설에서 낭비되는 에너지를 수확할 수 있다. 발전소에서 버려지는 따뜻한 물(온배수)을 지역 및 농업·양식업용 난방용수 등으로 공급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공장이나 발전소에선 폐열이 많이 발생하는데, 그런 곳에 열전소자를 설치해 추가로 전기를 얻기도 한다. 일례로 한국세라믹기술원은 SK에코플랜트와 공동으로 부산 에코델타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2025년 완공 예정) 내 수소발전 플랜트 시설을 건설 중인데, 이곳에도 열전 신소재를 적용한 산업 폐열회수 실증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심지어 인터넷데이터센터(IDC)조차 장착이 의무화되어가고 있는 등 현재 산업시스템에서 폐열 재활용 시스템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 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일상생활 속에서도 버려지는 에너지를 수확할 수 있다. 압전소자를 도로에 넓게 설치해 자동차가 지나가기만 해도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도로’를 만드는 등의 방법을 고민할 수 있다. 물을 내리면 전기를 생산하는 변기, 체온을 전기로 바꿔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장치 등 궁리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방법으로 버려지는 에너지를 수확할 수 있다.


에너지는 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그 형태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그 얼굴은 어떤 모습으로도 바뀔 수 있다. 인류에게 유익하고, 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에너지 시스템을 만드는 일은 우리의 노력 여하에 달린 셈이다.


전승민 과학기술 전문 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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