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 홈페이지 논란
한국 국기 인공기로 표기…일주일 가까이 걸었다가 삭제
기후위기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의 공식 홈페이지에 한국의 국기가 태극기가 아닌 북한의 인공기로 잘못 표기되어 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COP28은 개막 후 약 일주일이 지난 시점까지 해당 오류를 수정하지 않고 있다가, 논란이 일자 뒤늦게 국기를 지우고 국가 명단만 남겼다.
6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UAE가 운영하는 COP28 홈페이지는 '수소 인증제도에 대한 상호 인정 선언문'에 참여한 38개국 명단을 게시하면서 대한민국(South Korea) 옆에 태극기 대신 북한의 인공기를 잘못 표기했다.
인공기는 일주일 가까이 걸려 있다가 6일에야 삭제됐다. 6일 오후 4시 기준, 홈페이지에 대한민국 영문 표기는 기존의 South Korea에서 Republic of Korea(ROK)로 바뀌어 있으며, 국가 옆에 붙어있던 국기 이미지도 사라졌다. 국기 이미지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까지 모두 사라진 상태다.
COP28은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를 안정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되는 세계 최대의 기후 국제회의다. 올해는 지난달 3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막했으며, 이달 12일까지 2주간 이어질 예정이다.
매년 세계 198개국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로, 올해는 한국에서도 산업통상자원부·해양수산부 등과 삼성전자·포스코 등 주요 기업이 두바이 현지를 방문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연합뉴스에 "우리 측은 이 문제를 인지한 즉시 의장국인 UAE 외교부와 COP28 의장실에 공식 항의하고 즉각적인 정정 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의장국은 참여국의 국기를 모두 삭제한 상태"라며 "UAE는 해당 실수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했으며 관련 경위를 조사해 한국 측에 알려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과거에도 국제행사에서 태극기와 인공기를 잘못 표기하는 사고는 있었다. 2008년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이 공식 홈페이지에 과거 한국의 아시안컵 유치를 설명하면서 태극기 대신 인공기를 표기해 문제가 됐다. 반대로 2012년 런던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북한과 콜롬비아의 여자 축구 경기에서 북한 선수들을 소개하면서 인공기 대신 태극기를 표기해 북한 선수들이 경기장 입장을 거부하는 등 강력한 항의를 한 바 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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