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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전쟁에 로슈도 참전…韓기업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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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 파마들과 국내 제약사들이 잇따라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비만치료제 전쟁에 로슈도 참전…韓기업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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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글로벌 제약사 로슈는 최근 미국 바이오 기업인 카모트 테라퓨틱스를 27억달러(약 3조545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로슈는 최대 4억달러(약 5250억원)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카모트 테라퓨틱스에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모트 테라퓨틱스는 GLP-1 수용체 작용 약물 후보물질을 개발해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가 개발 중인 이 약물은 경구용(먹는 약)과 주사제 등 2가지 제형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과체중인 당뇨병 환자 치료용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역시 진행 중이다.

일라이 릴리의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젭바운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도 이달 5일부터 미국 현지에서 공급이 개시됐다. 젭바운드는 지난달 8일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영국 의약품규제당국(MHRA)으로부터 허가를 획득했다. 젭바운드는 임상 단계에서 72주간 투약을 진행한 결과, 실험군에서 위약군 대비 24.5%의 감량 효과가 확인되기도 했다. 임상 단계에서 20%가 넘는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한 약은 젭바운드가 처음이다. 젭바운드는 일라이 릴리가 앞서 출시한 ‘마운자로’와 같은 성분을 동일량 함유하고 있다. 마운자로는 지난해 5월 당뇨 치료제로 허가받아 출시됐는데, 비만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허가 외 의약품으로 비만 환자들에게 처방되기도 했다.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성분명 터제파타이드)' [사진제공=일라이 릴리]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성분명 터제파타이드)' [사진제공=일라이 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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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출시된 제품들의 수요도 늘고 있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는 전 세계적으로 공급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위고비는 국내에서도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만치료제로 허가받았지만, 출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위고비는 아시아 시장에서는 유일하게 일본에서만 내년 2월 출시를 확정 지었다.


현재 개발 중인 치료제들은 GLP-1의 유사체를 활용한다. 유사체는 GLP-1의 반감기를 늘리는데, 이를 통해 식욕을 억제하는 동시에 위장관의 연동운동을 늦춰 음식물이 장내에 오래 머물도록 한다. 음식물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므로 환자의 포만감 역시 지속된다. GLP-1은 식욕과 포만감을 조절하는 뇌 영역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4조3000억원대였던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규모는 올해 2배가 넘는 10조12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30년 시장규모를 540억달러(약 71조원)까지 내다보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GLP-1 비만치료제 시장을 공략 중인 가운데, 한미약품이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10월 GLP-1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개발명 HM11260C)’의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일주일에 1회 접종하면 된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GLP-1 비만치료제’로 신속하게 상용화한다는 방침인데, 3년 내 국내 상용화를 목표로 내걸었다.


대원제약과 대웅제약은 제형 변경을 통해 비만치료제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티드를 몸에 붙이는 패치 형태로 개발 중이다. 대원제약은 지난 8월 국내 바이오기업 라파스와 협력해 개발 중인 패치형 비만치료제 ‘DW-1022’의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제출했고, 대웅제약도 내년 초 마이크로니들 패치 비만치료제의 임상 1상을 시작해 2028년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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