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서울병원 박영아 교수
"항생제 투여해도 호전 없는 경우 늘어"
최근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항생제 내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주의가 필요하다.
6일 이대서울병원에 따르면 마이코플라즈마 감염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 수는 10월 셋째 주 102명에서 11월 둘째 주 226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가운데 1~12세 아동 환자가 전체의 약 80%를 차지한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Mycoplasma pneumoniae)에 의한 급성호흡기감염증으로 비말을 통해 감염된 후 2~3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 흉통,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폐렴은 2~6주까지 기침과 전신 쇠약이 지속될 수 있으며, 드물게 피부의 다형 홍반이나 관절염, 수막염, 뇌염 등 호흡기 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마이코플라즈마 감염증은 지난 8월 하향 조정된 코로나19와 같은 제4급 법정 감염병이다. 코로나19와 달리 항생제 치료에 반응이 좋아 적절한 항생제 투여 시 임상 경과를 단축할 수 있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 감염 시 몸에서 항체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면역이 생기지만, 오래 지속되지는 않아 재감염이 흔히 일어날 수 있다.
박영아 이대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호흡기 전문의(교수)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진단되면 마크로라이드 계열 항생제를 우선 투약하는데 이때 대부분 호전되기 때문에 마이코플라즈마를 쉽게 생각할 수 있다"며 "최근 입원 치료했던 소아들은 마크로라이드에 내성을 보이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의 비율이 높고 항생제를 투여해도 증상 호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늘어 과거보다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여러 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이번 겨울은 마이코플라즈마뿐 아니라 코로나19, 독감, 호흡기융합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 등 호흡기 바이러스가 복합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따라서 약을 먹어도 발열과 기침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권고에 따라 검사를 시행해 질환을 감별하고 적합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 교수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은 잠복기가 2~3주로 길기 때문에 가족 및 어린이집 내에서 유행이 수주간 지속될 수 있다"면서 "마이코플라즈마 감염자와 밀접접촉 후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원을 삼가고 소아청소년과에 내원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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