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총회 의장인데…화석연료 옹호
산유국 UAE서 열린 COP28, 파행 우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의장이 화석연료 옹호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전세계적인 논란이 일고 있다. 가뜩이나 세계적인 산유국인 UAE에서 기후총회가 개최된 것에 불만을 품고 있는 환경단체들이 일제히 반발하며 비난에 나서면서 COP28의 파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술탄 아흐마드 알 자비르 COP28 의장은 지난달 21일 메리 로빈슨 전 유엔 기후변화 특사와의 대담에서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화석연료를 감축해야한다는 주장에 대해 "과학적 근거나 시나리오가 없다"고 발언한 것이 공개돼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해당 대담에서 "세계가 선사시대처럼 동굴 속으로 들어가길 원하지 않는 한 화석연료의 단계적 감축이 지속 가능한 사회경제적 발전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발언해 화석연료 사용을 강하게 옹호한 것으로 드러났다. 알 자비르 의장은 해당 발언 공개 이후 그런 발언을 한적이 없다고 발뺌하다가 다시 번복하면서 더욱 논란을 키웠다.
이번 COP28은 개최는 물론 의장 선출까지 환경단체들의 강력한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총회의 개최지인 UAE가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데다 알 자비르 의장도 UAE 첨단산업기술부 장관이자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ADNOC) 최고경영자(CEO)로 석유회사를 이끄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UAE가 이번 기후총회 의장국을 맡자마자 환경 이슈로 국가이미지를 세탁하는 일명 ‘그린워싱(Green Washing)' 논란이 전세계적으로 일기 시작했다.
UAE가 의장국 지위를 자국의 화석연료 수출에까지 이용하려 한 정황도 공개되면서 더욱 논란이 일기도 했다. BBC에 따르면 UAE는 중국, 브라질, 독일 등 15개국 관계자들에게 자국 석유·가스 기업을 홍보하고 거래를 제안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커지자 지난 1일 UAE는 300억 달러(약 39조원) 규모로 기후위기 대응 예산을 지원하는 ‘알테라’ 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환경단체들을 중심으로 극심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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