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월요일인 4일(현지시간) 장 초반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11월 랠리에 이어 본격적인 12월에 돌입한 시장은 이번 주 고용보고서 발표 등을 앞두고 일종의 '숨 고르기'에 나선 모습이다. 월가 일각에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업종별로는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를 중심으로 낙폭이 확인된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15분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31% 내린 3만6133선에 움직이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71% 떨어진 4561선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12% 하락한 1만4144선을 기록 중이다.
현재 S&P500지수에서 기술, 통신 관련주가 1.5% 이상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알파벳, 엔비디아 등은 일제히 2%대 하락했다. 애플과 아마존도 각각 1%이상 밀렸다. 비트코인 강세로 코인베이스와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각각 8%이상 올랐다. 우버는 S&P500 편입 소식에 5% 이상 뛰며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스포티파이는 직원 17%를 해고한다는 소식에 9%가까이 상승했다. 반면 알래스카 항공은 경쟁사인 하와이안항공을 19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17%이상 급락 중이다.
본격적인 12월 거래 주간을 맞이한 시장은 향후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과 연말 산타랠리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들을 주시하며 신중한 거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11월 한달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8~10%씩 오른 상태다. 다우지수는 한달간 8.77% 올라 작년 10월 이후 최대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8.9%, 10.7% 급등해 작년 7월 이후 최고 성적표를 받았다.
이러한 상승세는 지난주 Fed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이 둔화세를 보이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부각된 것이 긍정적 여파를 줬다. 지난주 금요일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금리 인하 시점을 예상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시장의 피벗 기대에 선을 그었으나, 이 또한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자칫 인플레이션이 재상승할 것을 우려한 원론적 발언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다.
이번 주에는 고용보고서를 비롯한 각종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돼있다. 5일 10월 구인·이직(JOLTs) 보고서, 6일 11월 ADP 고용보고서, 7일 11월 챌린저 감원보고서, 8일 11월 비농업 고용보고서 등이 줄줄이 공개된다. 인플레이션에 이어 고용 시장에서도 완화 조짐이 재확인될 경우 이는 12월 금리 동결과 내년 인하 기대감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월가에서는 11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19만명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주 중반부터는 올해 마지막 금리 결정이 이뤄지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당국자들의 공개 발언이 금지되는 블랙아웃기간이 시작된다. 이에 따라 주중 시장에 영향을 줄만한 당국자 발언은 나오지 않는다.
현재 시장에서는 이달 금리 동결을 사실상 확실시하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이달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9.7% 반영하고 있다. 내년 1월까지 동결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도 87%를 웃돈다. 이후 내년 3월 또는 내년 5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하할 가능성은 각각 60%, 87%에 달한다.
유명 경제학자인 제러미 시겔은 이날 오전 CNBC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Fed가 12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인정해야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4주간 본 지표의 유연성을 고려할 때 이는(금리 인하) 논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고 보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연말을 앞두고 시장에서는 산타랠리 기대감이 커지는 반면, 경계감도 확인된다. 스톡 트레이더 알마냑에 따르면 12월은 통상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연중 세 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달이다. 반면 웰스파고, 바이탈놀리지 등은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과도하다는 점을 짚으면서 연말이 가까워져 올수록 뉴욕증시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벌 최고투자전략가는 일부 트레이더는 여전히 올해 남은 기간이 낙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고, 일부는 너무 멀리, 빨리 갔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상승세다.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는 4.25%선으로 올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4.62%선으로 상승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3%이상 상승한 103.6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4만달러 선을 돌파한 비트코인은 5%가까이 뛰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증시는 혼조세다. 독일 DAX지수는 강보합을 나타낸 반면, 영국 FTSE지수와 프랑스 CAC지수는 약보합에 거래되고 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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