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코쿠·팰리스호텔 업장 확대
'큰 손' 부유층 관광객 수요 늘어나
'캡슐 호텔', '도미토리 호텔' 등 여행객을 위한 저렴한 숙박시설에 집중하던 일본에서 최근 특급호텔들이 연이어 신규 개업하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엔저로 부유층 관광객 수요가 급증한 특수에 발맞추기 위해 30년 만에 특급 호텔 체인들이 급증하면서 관광 활성화 기대가 나오고 있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은 일본 내 고급 호텔 체인들이 부유층 관광객을 겨냥, 신규 업장을 늘리는 '신설 러시'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니케이에 따르면 5성급 팰리스 호텔 도쿄의 경우 10월 투숙객 중 방일 외국인 비율이 약 75%, 데이코쿠(제국) 호텔 도쿄는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급호텔에 머무는 객단가 높은 부유층 고객이 대부분 방일 외국인이라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10월 방일 외국인은 251만6500명으로 2019년 같은 달 대비 0.8% 늘었다. 니케이는 "특히 장기체류하며 돈을 많이 쓰는 유럽·영미권 관광객의 성장이 눈에 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들이 특급호텔로 몰리면서 객실 단가도 뛰었는데, 팰리스 호텔의 경우 코로나19 이전 1박 6만엔(53만원)대에서 10만엔(88만원)으로 올랐다.
이에 특급호텔은 '엔저 특수'에 맞춘 신규 업장 확대에 나선다. 먼저 '제국 호텔'로 잘 알려진 데이코쿠 호텔은 30년 만에 새 호텔을 선보인다. 데이코쿠 호텔은 2026년 교토에 새 건물 문을 열고, 2030년에는 도쿄 본관 재건축에 착수한다. 팰리스 호텔은 도쿄 이외 주요 도시에 새 호텔을 선보일 예정으로, 호텔 수를 현재 4곳에서 2030년까지 10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고급 료칸 '후후'를 운영하는 호텔 체인 휴릭은 수백억 엔 규모의 예산을 편성, 2030년까지 국내 호텔과 료칸의 수를 현재 약 2배인 38개로 늘릴 예정이다. 이 중 1박 10~30만엔(88만~266만원)짜리 료칸 후후는 현재 9곳에서 17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3성급이나 캡슐호텔 등을 늘려왔던 기존의 분위기와는 상반되는 움직임이다. 이는 '큰 손'이 와도 묵을 호텔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일본의 특성도 영향을 미쳤다. 중저가 호텔 위주로 신경을 쓰다 보니 이들을 수용할 5성급이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적어진 것이다. 관광청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6월 기준 일본 5성급 호텔은 34개로 미국 801개에 크게 못 미치며, 같은 아시아의 경우 중국(137개), 태국(112개), 인도네시아(58개)보다도 한참 모자란다.
니케이는 "지금까지 방일 관광객을 겨냥한 호텔 신설은 단체 관광객을 상정한 저렴한 가격대가 주를 이뤘다"면서 "부유층의 방일이 증가하며 고급 숙박시설 신설 움직임이 활발해졌다"고 설명했다.
일본 특급 호텔들은 일단 호텔 수를 늘려 인지도를 높인 뒤 해외 사업 진출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요시하라 다이스케 팰리스 호텔 사장은 "방일객 전용으로 브랜드를 갖춰나가다 보면 해외로부터 호텔 운영을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이 오게 된다"고 니케이에 전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계엄 당일 尹 "아직도 못 들어갔냐, 총 쏴서라도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