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누적이 원인… 몸집 줄이기 나서
"내년 보다 효율적 조직 갖추게 될 것"
매각설 염두 둔 '군살 빼기' 시선 부인
오픈마켓 11번가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실시한 희망퇴직 신청이 이주 마무리된다. 적자 누적으로 강제 매각설까지 불거진 가운데 이번 희망퇴직이 수익성을 개선할 단초가 될지 주목된다. 11번가는 희망퇴직이 이뤄지면 내년에 보다 효율적인 조직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늘어나는 적자… 결국 희망퇴직까지
4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가 지난달 27일 시작한 희망퇴직 신청을 오는 8일 마감한다. 대상으로 만 35세 이상 5년 차 이상 직원으로 회망퇴직 확정자는 4개월분 급여를 받고 이달 말일 자로 회사를 나가게 된다. 11번가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건 서비스를 출시한 2008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11번가가 희망퇴직을 받게 된 배경은 e커머스 시장의 출혈 경쟁 심화와 경기 침체 장기화로 실적 반등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 데 있다. 11번가는 온라인 쇼핑 시장이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지속 성장세를 보일 때도 적자에 허덕였다. 2020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냈고, 특히 지난해 경우 영업손실 규모가 1500억원을 넘어서는 데 이르렀다.
수익성 개선 노력에도 실마리 못찾아
11번가는 지난해 12월 서비스 기획 전문가인 안정은 대표를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하고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독자적인 제품을 판매하는 오리지널 셀러를 위해 '수수료 제로' 혜택을 제공하고, 1만원 이하 가성비 아이템 전문관을 오픈하는 등 차별화 정책을 이어왔으나 결과적으로 반등의 동력을 찾는 덴 실패했다.
업계에서는 11번가의 희망퇴직 신청에 대해 긴축 경영을 통한 수익성 개선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한다. 11번가 역시 이번 희망퇴직으로 보다 유연한 인적 구성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회사가 수익성 개선을 수차례 강조하고, 시장 환경도 점차 안 좋아지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을 순 없다"며 "회사 입장에선 이번 희망퇴직을 계기로 비용 절감 등 조직이 보다 효율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매각 목적으로 한 군살 빼기 아냐"
일각에선 최근 강제 매각설이 불거진 가운데 11번가가 선제적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한다. 현재 11번가는 최대주주인 SK스퀘어가 재무적투자자의 보유 지분(18.18%)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강제 매각될 상황에 부닥쳤다.
앞서 SK스퀘어는 2018년 5년 기업공개(IPO)를 조건으로 재무적투자자로부터 5000억원 투자를 받았는데, 당시 SK스퀘어는 기한 내 IPO를 하지 못하면 투자금을 상환하는 콜옵션을 포함시켰다. 그러면서 콜옵션을 포기할 경우 재무적투자자가 SK스퀘어 지분까지 포함해 11번가를 제3자에 매각할 수 있는 조항도 달았다.
11번가 측은 그러나 SK스퀘어의 콜옵션 포기 등 일련의 상황과 희망퇴직은 무관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희망퇴직이 표면적으로 매각 수순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군살' 빼기 과정으로 비춰질 수 있겠지만, 그것을 목적으로 진행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희망퇴직이 강제성도 없기 때문에 '얼마까지 비용 절감을 할 수 있다' 등 계산기를 두드려 나올 수 있는 목표 같은 게 있을 수도 없다"라고 덧붙였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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