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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안토니오니' 김수용 감독 별세…향년 94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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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한국 영화 중심서 중추적 활약
'안개'·'산불'·'저 하늘에도 슬픔이' 등등
군사정권 영화 검열 대항하다 메가폰 은퇴

'한국의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로 불리며 한국 문예영화의 장을 연 김수용 감독이 3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영화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50분께 노환으로 숨을 거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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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1960년대 한국 영화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다. 1929년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나 1954년 국방부 영화과에 일하며 영화계에 입문했다. 데뷔작은 1958년 내놓은 '공처가.' 연이어 만든 코미디 작품들로 자리를 잡은 뒤 사극, 멜로, 사회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 영화를 섭렵했다.

그는 '청춘 배달(1959)'로 1960년대 중반을 풍미한 청춘영화의 시작을 알렸고, '저 하늘에도 슬픔이(1965)'로 흑백영화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갯마을(1965)'과 '안개(1967)'에서 신선한 영상미를 선보이며 빼어난 연출 감성도 입증했다. 당대 트로이카였던 남정희, 문희, 윤정희를 비롯해 신성일, 엄앵란, 신영균, 고은아, 김지미, 정동환, 강석우, 금보라 등 톱스타들과 동고동락하며 영화 109편을 만들었다.


영화 '안개' 스틸 컷

영화 '안개'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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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끊임없는 군사정권의 영화 검열 피해자이기도 하다. 공보처에서 '병신과 머저리'라는 제목이 관객을 모독한다며 이의를 제기해 '시발점(1969)'이라는 엉뚱한 이름으로 영화를 개봉해야 했다. '야행(1977)'은 무려 쉰세 군데나 가위질당했고, '화려한 외출(1978)'은 청와대 정문이 등장한다는 이유로 경찰조사를 받았다. 김 감독은 중광 스님의 일대기를 다룬 '중광의 허튼소리(1986)'마저 삭제당할 위기에 처하자 공연윤리위원회와 대치했다.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영화계 은퇴를 선언했다.


영화 '산불' 스틸 컷

영화 '산불'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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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생전 "내가 태어나기 전에 영화는 이미 있었다. 그리고 내가 떠난 뒤에도 영화는 계속될 것이다"라고 했다. 평생을 바친 영화에 대해서는 "어렴풋이나마 사람과 깊이 엉켜 있고 기쁨보다는 슬픔 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미래보다는 추억을 남기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영화 '만추' 스틸 컷

영화 '만추'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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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은 영화인장으로 진행된다. 장남인 김석화 서울의대 성형외과 교수를 비롯해 정지영·이장호 감독, 배우 안성기·장미희 등이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았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은 오는 5일 오후 1시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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