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노바백스의 개량 코로나19 백신을 긴급사용승인(EUA)하면서 장기간 검증된 플랫폼인 합성항원 방식의 개량 백신이 국내에도 공급될 전망이다. 국내 유통을 맡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을 연내에 신속히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식약처는 미국 노바백스가 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 변이(XBB.1.5) 대응을 위해 개발한 유전자재조합 코로나19 백신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2023-2024 조성’을 긴급사용승인했다고 29일 밝혔다.
긴급사용승인은 감염병 대유행 등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질병관리청 등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의 요청이 있는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제조·수입자에게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의료제품을 제조하거나 수입하게 해 공급하게 하는 제도다. 업체에서 제출한 임상·품질자료 검토 결과를 근거로 다양한 분야 전문가 자문을 거쳐 공중보건 위기 대응 의료제품 안전관리·공급위원회 심의·의결로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이번 노바백스 백신은 2023~2024년 동절기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백신 접종계획에 따라 질병청이 긴급사용승인을 요청해 이뤄졌다.
현재 노바백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개발·생산·판매에 대한 독점권은 2029년까지 SK바이오사이언스 가 확보한 상태다. 이를 통해 기존의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공장에서 위탁생산(CMO)된 백신이 국내에 유통돼왔다. 다만 이번 백신 도입은 모회사인 SK케미칼 을 통해 완제 백신을 수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 개량 백신을 연내에 신속히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회사 관계자는 "상황이 시급한 만큼 이번 동절기 접종은 자체 생산보다는 완제 백신을 수입하기로 했다"며 "향후 전략에 대해서는 CMO, 위탁개발생산(CDMO) 등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닌 SK케미칼을 통해 수입하는 데 대해서는 "그동안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CDMO를 포함해 모든 백신을 자체 생산함에 따라 백신 등 의약품에 대한 수입업 허가가 돼 있지 않았다"며 "해당 허가가 있는 SK케미칼을 통해 백신을 수입하고 이후 유통·판매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맡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노바백스의 백신은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항체의 생성을 유도하기 위해 유전자재조합 기술로 만든 항원 단백질을 직접 체내에 주입하는 합성항원 백신이다. 현재 동절기 접종에 쓰이고 있는 화이자와 모더나의 XBB.1.5 대응 백신은 신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항원 단백질을 발현하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주성분으로 하는 만큼 유일한 합성항원 백신이 될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해당 백신은 합성 항원 방식을 활용한 것이 특징"이라며 "인플루엔자(독감), B형 간염,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등의 질환 예방을 위한 백신에서 안전성, 유효성 데이터를 바탕으로 장기간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2~8도의 냉장 조건에서 보관이 가능해 기존 백신 물류망을 통해 유통할 수 있고 접종 단계에서 해동 등 과정이 불필요해 사용이 편리한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노바백스 백신은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과 유럽의약품청(EMA) 허가를 통해 세계적으로 접종에 쓰이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 유럽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노바백스 백신이 공급되는 국가가 됐다. 이달 들어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사용목록(EUL)에도 등재됐다.
노바백스는 비임상시험을 통해 XBB.1.5 외에도 XBB 1.16, XBB 2.3에 대한 면역 반응을 확인했고, 새롭게 출현한 또 다른 하위 변종인 BA.2.86, EG.5.1, FL.1.5.1, XBB.1.16.6에 대한 중화 항체 반응뿐만 아니라 EG.5.1, XBB1.16.6변이에 대해서도 면역에 관여하는 CD4+ T세포 반응을 유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한 바 있다.
존 C. 제이콥스 노바백스 사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의 소중한 파트너십을 통해 동절기 접종 시즌에 한국 국민들에게 유일한 합성항원 기반 비 mRNA 코로나19 개량 백신을 제공할 수 있게 돼 매우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도 “동절기를 앞두고 독감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하는 등 보건 위기가 다시 화두가 된 시점에 국가 방역에 기여할 백신을 공급할 수 있어 기쁘다”며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백신 기업으로서 앞으로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빠르게 개발 및 확보해 국민들의 일상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ㄷ여대 출신, 걸러내고 싶다…며느리로 절대 안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