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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머스캣 다음은 '빨간포도'다…수출효자 자리매김한 韓과일[글로벌스타 K-푸드]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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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FTA로 넓어진 농식품시장

K-농산물 수출 무대가 자유무역협정(FTA)에 힘입어 연일 넓어지고 있다. 2004년 발효된 한-칠레 FTA를 시작으로 협정 체결국은 현재 총 61개국으로 늘었다. 이 사이 농산물 수출도 가파르게 늘었다. 'FTA 체결 시 농업 분야 피해가 크다'는 우려를 딛고 농식품이 수출 효자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수출 확대를 위한 농가와 정부의 노력이 일궈낸 성과로 평가된다.

김시호 대표가 올해 베트남에 수출한 홍주씨들리스.(사진제공=청실홍실)

김시호 대표가 올해 베트남에 수출한 홍주씨들리스.(사진제공=청실홍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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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금까지 한국과 발효된 FTA는 21건, 59개국이다. 여기에 덧붙여 필리핀과 에콰도르 FTA가 서명·타결돼 발효를 앞두고 있고 러시아와 말레이시아, 우즈베키스탄 등과도 FTA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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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수출보다도 성장세 큰 농산물…과실 수출 5.5배 ↑

FTA는 우리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2016년 특혜대상 수출액은 20억6753만달러였는데 올해 3분기 누적 수출액이 28억997만달러로 35.9% 늘었다. FTA 상대국으로 수출하는 특혜대상품목에 대해 FTA 원산지증명서가 얼마나 발급됐는지 백분율로 환산한 수치인 'FTA 활용률'도 2016년 50.8%에 불과했지만, 올해 3분기엔 77.3%로 향상됐다. FTA가 수출 증가를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수출 영토가 확대되는 사이 농산물 수출도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올해 1~10월 농산물 누적 수출액은 65억7873만달러로 전년 동기(64억1864만달러) 대비 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출액이 10% 줄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전반적인 수출 부진에도 농산물 수출 증가세는 견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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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로 보면 농산물 수출 증가세가 더 확연하게 확인된다. 농산물 수출액은 한-칠레 FTA 발효 직전인 2003년 15억632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2010년 37억2168만달러, 2015년 52억2060만달러, 2020년 66억7517만달러, 지난해 77억1382만달러로 급증했다. 지난해 전체 수출이 2003년보다 3.5배(252.7%) 늘어난 사이 농산물 수출은 약 4.9배(393.5%) 늘었다. 특히 과실류 수출 성장세가 컸다. 과실 수출은 2003년 7055만달러에서 지난해 3억9048만달러로 5.5배(453.5%) 급증했다.


'빨간 포도'로 샤인머스캣 명성 이어간다

정부와 지자체는 과실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신품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빨간 포도'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은 '제2의 샤인머스캣'을 육성하기 위해 붉은빛의 베리바라드 품종과 샤인머스캣을 교배해 2021년 '레드클라렛'을 육성했다. 레드클라렛은 샤인머스캣처럼 알이 굵고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적색계 포도다. 당도도 20.5브릭스로 샤인머스캣만큼 달다.


포도 신품종 육성·보급기술 개발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권민경 경북농업기술원 박사는 "레드클라렛은 베트남 시장을 겨냥해 맞춤형으로 육성한 품종"이라며 "기존 샤인머스캣이 성공적으로 수출되고 있어 이를 기반으로 붉은색 선호하는 베트남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레드클라렛을 육성, 시범 보급해 수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농업기술원은 레드클라렛 묘목을 샤인머스캣 농가가 많은 경북 상주의 농가 두 곳에 2021년 보급했다.

레드클라렛의 강점은 짙은 붉은색과 굵은 알맹이, 빠른 출하 등이 꼽힌다. 알맹이 크기는 샤인머스캣과 비슷하지만, 빨간색이기 때문에 수확 시 잘 익은 포도를 선별하기 쉽다. 또 샤인머스캣보다 수확 시기가 두 달 정도 빨라 분산 출하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지난 15일 경북 상주에서 만난 문선호씨가 신품종 레드클라렛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15일 경북 상주에서 만난 문선호씨가 신품종 레드클라렛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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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클라렛 시범포 사업에 선정된 두 곳 중 한 곳인 문선호씨는 2013년부터 샤인머스캣 농사를 지어왔다. 문씨는 "캠벨포도 농사를 짓던 사람들이 2018~2019년 너도나도 샤인머스캣으로 품종을 바꾸는 것을 보고 '이제 신품종으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기 시작했다"며 "마침 경북농업기술원에서 레드클라렛을 육성하고 있는 소식을 듣고 시범포 농가 신청을 했고, 운 좋게 2020년 말에 선정돼 2021년 6월 묘목을 받아 올해 첫 수확을 했다"고 말했다.


문씨의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올해 처음 수확한 레드클라렛 2만2000달러어치를 베트남에 수출했다. 문씨는 "올해 4월께 베트남 바이어(수입업체)가 농장을 방문해 레드클라렛을 살펴보고는 샤인머스캣보다 비싸게 사겠다고 약속을 하고 갔다"며 "실제 수출 시 샤인머스캣보다 2~3배 비싼 2kg당 12만원을 제시했는데 이 가격에 계약이 성사돼 약 1t 정도를 베트남에 수출했다"고 설명했다.


영농조합법인 청실홍실 대표인 김시호씨도 빨간 포도 신품종인 홍주씨들리스 농사를 짓고 있다. 홍주씨들리스는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2006년 육성한 품종으로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새콤달콤한 포도다. 지난해엔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에 4만4000달러, 올해엔 냉해 탓에 생산량이 줄어 2만달러가량을 베트남에 수출했다.


김 대표는 K-포도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선 신품종 개발에 그치지 말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개량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K-콘텐츠·K-푸드 인기에 힘입어 샤인머스캣이 이른바 '대박'을 쳤지만, 최근엔 홍수 출하 탓에 맛과 질이 떨어지면서 프리미엄 전략이 더이상 통하지 않을 위기를 겪고 있다"며 "신품종 개량과 함께 이미 육성한 신품종을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작지원: 2023년 FTA 분야 교육·홍보사업>





상주(경북)=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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