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테일러 공장 현지 인력 충원
미국 내 파운드리 사업 두 번째 거점
4나노미터 공정 수율 70%대 향상 추정
AI 반도체 양산 예정…'GDP' 전략 제시
삼성전자가 미국 테일러 공장 내 인력을 확충하며 현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확대에 힘쓰고 있다. 최근 4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을 70%대로 끌어올리며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줄이고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 관련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건설 현장 관리 및 시설 토목 관련 팀장급 경력직뿐 아니라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초순수와 산업용 수처리 설계 엔지니어, 시설 전기 및 소방 설계 엔지니어, 장비 감독 역할의 기계 엔지니어를 현지에서 뽑고 있다. 또 공장 내 유지보수 담당자와 포토 공정 교대 근무 감독자 등 다양한 직무의 직원을 채용 중이다.
테일러 공장은 미국에 들어서는 삼성전자의 두 번째 파운드리 거점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 이어 연내 완공 목표로 테일러 공장을 짓고 있다. 테일러 공장의 부지 규모는 500만㎡로 오스틴 공장보다 네 배가량 넓다. 장비 도입 등 양산 준비가 끝나면 내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현지 인력 확대에 힘쓰고 있는 배경이다.
테일러 공장은 선단 공정 중심으로 운영된다.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5세대 이동통신(5G)과 인공지능(AI), 고성능 컴퓨팅(HPC) 등 다양한 분야의 반도체 주문을 받아 선보일 계획이다. 이미 4㎚ 공정을 통한 AI 반도체 양산이 예정돼 있다. AI 반도체 기업인 미국 그로크와 캐나다 텐스토렌트가 테일러 공장을 통해 자사 제품을 내놓겠다고 밝힌 상태다.
삼성전자가 테일러 공장에 거는 기대는 크다. 미국엔 자체 칩을 내놓으려는 빅테크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가 모여 있어 고객사 확보에 유리하다. 자국에서 제품이 생산되길 바라는 현지 고객사 분위기도 이같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미국 주요 고객들은 자신들의 제품이 이곳(테일러 공장)에서 생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4㎚ 공정 수율을 높인 점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가 최근 4㎚ 수율을 70%대까지 끌어올렸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추세를 몰아 3㎚ 공정 기술력도 높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업계 처음으로 차세대 트랜지스터 기술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3㎚ 공정을 도입한 데 이어 내년엔 3㎚ 2세대 공정을 본격화한다.
한편 회사는 최근 투자자 행사인 인베스터스 포럼을 통해 파운드리 시장이 2028년까지 연평균 11% 성장하며 전체 반도체 시장 성장률(4%)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성능 컴퓨팅(HPC), 차량용 반도체(오토모티브)에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앞으로 반도체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해 GAA 기술과 차세대 D램, 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을 포함한 'GDP' 사업 전략에 집중할 방침이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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