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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5G 생방송으로 대박난 中시골마을 커피…그 뒤엔 '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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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화웨이, 산간벽지에 5G 지원하는 까닭은
美 대중국 제재 상징…애국기업 이미지 굳히기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4시간여를 날아 윈난성 성도 쿤밍으로, 항공편을 바꿔 1시간을 이동해 텅충으로, 또다시 차로 30여분을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바오산. 북서쪽으로는 미얀마 국경과 맞닿아 있고, 92%가 산악 및 반 산간지대인 이곳에는 커피 기업 '중카카페'가 있다. 도시인의 시선으로는 산간벽지나 다름없는 이곳에서 태동한 중카카페는 최근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즈보(생방송)' 등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사세를 키워나가고 있다.


지난 20일 방문한 텅충 본사의 가장 안쪽 작은 사무실에서는 타오바오, 징둥닷컴, 핀둬둬 등 대형플랫폼과 직접 연결되는 생방송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최근 종료된 쇼핑 축제 솽스이 기간엔 이틀 만에 80만개의 커피 상품을 팔아치웠다. 3세대 이동통신(3G) 신호조차 잡히지 않을 것은 이 외진 도시에서, 중카커피는 초고속 5G 통신망을 거친 생방송을 매일 아침 8시 시작한다.

중카카페가 신로이 커피를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모습. 중카카페는 매일 오전 8시 생방송을 통해 개인 소비자들에게 커피를 판매한다. (사진 출처= 김현정 특파원)

중카카페가 신로이 커피를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모습. 중카카페는 매일 오전 8시 생방송을 통해 개인 소비자들에게 커피를 판매한다. (사진 출처= 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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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모바일(중국이동) 관계자가 지난 20일 윈난 텅충 바오샨 신자이촌에서 커피콩 재배에 적용되는 5G 기술과 데이터 관리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출처= 김현정 특파원)

차이나모바일(중국이동) 관계자가 지난 20일 윈난 텅충 바오샨 신자이촌에서 커피콩 재배에 적용되는 5G 기술과 데이터 관리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출처= 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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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농장 출근 대신 디지털 관리
대규모 관리 쉬워지며 '커피마을'로

이 회사는 스타벅스나 루이싱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와의 거래 대신 개인 소비자 대상 온라인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판매되는 브랜드는 품종과 로스팅에 차별을 둔 중카, 신루이, 블랙다이아몬드 3종이다. 스젠처 매니저는 "현재 티몰, 타오바오, 징둥닷컴, 핀둬둬, 비리비리 등을 통해 온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판매 중"이라고 소개했다.


회사 규모가 확장된 것은 2019년 자동화 전환과 함께 시작한 5G 통신망을 거친 온라인 플랫폼 시장을 통해서다. 통신망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국영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중국이동)이 손잡아 구축했다. 스 매니저는 "자동화 전환을 시작한 2019년 이후 전체 매출이 급격히 증가했다"면서 "이후 연평균 성장률은 150%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시간 생방송실을 비롯해 네트워크 플랫폼이 아주 중요하다"면서 "강력한 통신망이 보장되지 않았다면 어려웠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커피콩 생산지인 이곳에서 자동화 시스템을 거쳐 하루에 생산 가능한 원두는 하루 15t에 달한다. 배송은 중국 종합물류기업인 순펑과 협력한다. 디지털 기술이 결합해 멀고 먼 윈난 시골 마을에서 사실상 실시간 주문, 익일 배송 서비스가 가능하게 된 셈이다.

바오산은 세계 최대 아라비카 콩 재배 기지로 꼽히는 커피 산지다. 당초 와사비, 호두, 홍화 등 다양한 작물 산지로 유명했지만, 커피 시장의 빠른 성장세에 힘입어 많은 농가가 커피로 주요 작물을 전환했다는 게 지역 관계자의 설명이다. 바오산 신자이촌(村)의 왕자웨이 당서기는 "이 지역 주민 1인당 연간 총 커피 생산량이 4000t에 달한다"면서 "마을이 주도적으로 주요 산업으로 키우고, 통신기술을 통해 편의성을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이 지역에서 창출되는 경제적 가치의 90%를 커피가 차지한다는 게 왕 당서기의 설명이다.


농장 관계자는 "과거에는 파일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여기저기 신호를 찾아 다녀야 했다"면서 "이제는 더우인이나 위챗에 접속하고, 주문을 받는 것이 너무나 손쉬워졌고, 5G 기술을 적용한 토양탐지 설비를 통해 일조량, 강우량, 풍속을 모니터링하며 재배 환경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을 졸업한 지역 출신 청년들이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면서 "선전에서 한 달에 5000위안(약 91만원)을 벌 수 있다면, 이 마을에서도 4000~5000위안을 벌 수 있으므로 귀향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고 역설했다.


윈난 텅충 신자이촌에 설치된 초대형 5G 기지국. (사진 출처= 김현정 특파원)

윈난 텅충 신자이촌에 설치된 초대형 5G 기지국. (사진 출처= 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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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지대인 윈난 텅충 신자이촌에 조성된 커피콩 농장. (사진 출처= 김현정 특파원)

산악지대인 윈난 텅충 신자이촌에 조성된 커피콩 농장. (사진 출처= 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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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왜 시골에 기지국 세울까
'지속가능 발전' 지원하며 애국 기업 이미지 강화

화웨이와 차이나모바일이 신자이촌을 비롯한 바오산 지역에 통신망을 구축한 뒤, 지역 소득이 증가하고 중카카페와 같은 민간 기업이 성장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들 기업은 마을 산업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재배부터 주문과 판매 과정의 데이터를 표준화하는 것은 중국 정부가 주창하는 농촌 디지털화 사업의 핵심이기도 하다. 예컨대 신자이 마을의 독특한 지리적 특성과 기후, 그에 따른 생산량의 변화는 모두 데이터화된다. 유사한 기후조건을 찾아 농장을 새로 개발하는 것도 더욱 손쉬워진다.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속도를 내는 5G 보급 사업은 기업의 사세와도 관련이 있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5G 기지국을 보유한 국가이기는 하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은 그리 높지 않다.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중국 5G 기지국 수는 321만5000만곳에 달한다. 하지만 윈난성 바오산의 5G 기기 사용자는 전체 모바일 사용자 200만명 가운데 100만명이 채 안 된다.


레이레이 화웨이 윈난 통신사업부 이사는 "지역의 인프라는 이제 단순히 도로와 같은 것이 아니라, 디지털 인프라, 더 나아가 이를 통해 생성되는 정보와 데이터를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에 달려있다"면서 "다양한 통신 사업자 파트너와 협력해 지역 농업, 관광, 빈곤완화 등을 통해 한 마을을 활성화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활동을 통한 '애국 기업'으로의 발돋움도 중장기적으로 화웨이가 노리는 바다. 미국이 2018년 캐나다 경찰을 통해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의 딸 멍완저우를 체포해 구금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로 화웨이는 미국의 대중 압박에 저항해 기술 굴기에 앞장선 대표적 기업이 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화웨이의 휴대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37% 급증했는데,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 상위 기업 가운데 개선 폭이 가장 컸다. 이는 화웨이가 지난 8월 출시한 스마트폰 '메이트60프로'가 시장의 호응을 얻으면서 거둔 성과이기도 하다. 메이트60프로에는 자체 개발한 7나노(nm·10억분의 1m)급 반도체가 탑재됐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 기업들은 어느 때보다 당국의 공동부유 방침에 맞추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면서 "화웨이 역시 최근 몇 년간 애국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이 강해진 만큼 다양한 사회적 마케팅과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텅충= 김현정 특파원





텅충=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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