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종료에 대한 기대감에 미국과 유럽 증시가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증시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세력이 큰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S3 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주(14~17일) 미국과 유럽 증시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투자자들이 총 432억달러(약 56조3000억원)의 장부상 손실을 기록했다. 샘린캐피털, 발야스니자산운용, 애로스트리트캐피털 등이 큰 손실을 본 헤지펀드에 속한다.
이들 헤지펀드의 공매도 대상은 금리 인상 여파로 주가가 크게 하락했던 기술·헬스케어·소비재 종목에 집중됐다. 일례로 미국의 크루즈 운영사인 카니발 크루즈라인이 최근 한 주 동안 14% 오르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에게 2억4000만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초래했다. 북유럽 최대 부동산 기업 SBB는 상업용 부동산 몰락 여파로 올들어 주가가 75% 폭락했지만, 최근 일주일 새 33%가량 반등하며 공매도 세력에 타격을 줬다.
바클레이즈의 유럽 주식 전략 책임자인 엠마뉴엘 카우는 "고금리 피해주에 집중적으로 베팅해왔던 공매도 투자자들이 저품질 기업의 주가마저 끌어올리는 고통스러운 증시 반등에 발목 잡혔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침내 끝이 났다는 시장의 확신이 커진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의 대표 지수들은 지난 일주일 사이 큰 폭으로 반등하며 지난 4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지난 14일 이후 일주일간 3~4% 이상 올랐다. 최근 한 달 새 지수 상승률은 각각 11%, 13%에 달했다. 같은 기간 유로스톡스50 지수도 7% 넘는 급등세를 보였다.
증시 분위기는 지난 14일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크게 둔화했다는 발표로 급반전했다. 미 CPI와 근원 CPI 상승률 등 경기 지표는 시장 예상을 밑도는 낮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고금리에 대한 부담이 한풀 꺾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3.2% 상승해 시장 전망치(3.3%)를 밑돌았고, 근원 CPI 상승률도 4.0%로 전망치(4.1%)를 하회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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