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달성시 업계 최단 기간, 2년10개월 만
엔데믹 외국인 역할 확대…매출의 12.9%까지
1조 이후 도약 핵심, "中 포함 외국인"
연 매출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둔 더현대 서울이 '외국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올해 국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뿐 아니라,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본격화로 한국 방문이 급증한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매김하면서다. '1조클럽' 가입 이후인 내년, 연 매출 두 번째 도약을 위한 핵심 역시 외국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국인 매출 비중 12.9%까지…日 '힙 패션' 중심 매출 확대 1위
23일 현대백화점 에 따르면 더현대 서울의 이달(1~22일)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15.7% 증가했다. 엔데믹 본격화로 올해 월별 외국인 매출 신장률은 1월 704.2%, 2월 857.0%를 기록한 이후 3월과 4월 각각 1037.8%, 1092.5%로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이후에도 800%대를 이어가다가 연말을 맞아 다시 신장률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외국인 방문이 뚜렷하게 증가, 기저가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같은 변화는 고무적이다. 외국인 매출 비중으로 보면 더 명확하다. 올해 1월엔 전체 매출의 3.6%에 불과하던 것이 점차 비중을 늘려 6월 11.6%로 10%를 돌파했고, 8월 이후 12%대를 이어가다 이달 12.9%로 13%대를 바라보고 있다.
'MZ 놀이터'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외국인 역시 2030세대 방문이 주를 이뤘다. 전체 외국인 가운데 20대와 30대 비중은 각각 35.3%, 37.2%로 절대적이었다. 이밖에 40대 12.5%, 50대 9.4%였고 10대와 60대, 70대 이상은 각각 1~2% 수준이었다.
국적별로는 올해 일본인 매출 신장률이 가장 높았다. 올해 1~10월 일본인은 더현대 서울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20.2% 더 샀다. 대만(1422.5%)과 사우디아라비아(1298.4%), 뉴질랜드(1250.2%)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많은 매출을 일으킨 국가는 이밖에도 아랍에미리트(721.3%), 말레이시아(525.2%), 인도네시아(473.2%), 영국(410.4%), 미국(399.3%), 캐나다(347.2%), 호주(302.7%), 싱가포르(298.6%), 태국(244.3%) 등 대륙을 가리지 않고 다양했다. 올 초만 해도 30여개국이었던 더현대 서울의 외국인 고객 출신 국가는 동남아, 미주, 유럽 국가들을 비롯해 헝가리, 칠레, 쿠웨이트, 체코 등 한국 방문 외국인 통계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 국가들까지 확대, 최근 80여개국까지 늘었다.
국적별로 인기 상품군 역시 차이를 보였다. 일본은 '마뗑킴', '마리떼프랑소와저버', '헤이그' 등 '패션'에 집중했고, 대만·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선 '아이브×미니브 팝업스토어' 등 K-팝 팝업을 많이 찾았다. 미국은 '설화수' 등 화장품 브랜드가 최상위 매출을 기록했다. 중동 국가의 경우 '불가리', '부쉐론' 등 고급 주얼리와 중동 국가에서 선호도가 높은 국내 전자제품 수요가 많았다.
1조클럽 가입 막판 스퍼트…내년 추가 동력 핵심 역시 '외국인'
더현대 서울은 올해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연말 쇼핑객 확대를 위한 막판 스퍼트에 나선 상태다. 크리스마스 메인 연출 '해리의 꿈의 상점'을 실내인 더현대 서울 5층 사운즈 포레스트에 마련, 이를 구경하기 위해선 반드시 백화점 안으로 들어오도록 해 파생 소비 가능성을 높였다. 더현대 서울 크리스마스 연출은 외국인 MZ세대에게도 인기가 높아, 이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 외국인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연말 효과에 힘입어 올해 더현대 서울이 매출 1조를 달성하면, 국내 백화점 점포 가운데 최단기간인 2년10개월 만의 기록이 된다.
단기간 내 1조원 매출 기록을 달성을 바라보게 된 데는 '내국인 MZ'의 역할이 컸다. 영업 면적을 줄이고 휴게 공간을 넓힌 더현대 서울의 공간적 특성뿐 아니라 주요 동선에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온라인 기반 디자이너 브랜드를 과감하게 전면 배치한 점이 이들의 지갑을 열게 했다. 내년 이후엔 여기에 더해 추가로 매출을 끌어올릴 방안을 마련하는 게 더현대 서울의 과제다.
여기엔 외국인, 특히 중국인의 매출 확대가 핵심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더현대 서울 외국인 매출에서 코로나19 전 국내 외국인 쇼핑객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중국인의 역할은 미미했다. 중국인은 올해 더현대 서울 외국인 매출 신장률 10위권 내 국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내년엔 코로나19에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엔데믹으로 급증한 외국인 방문객을 기준으로 매출 상황을 집계해야 하는 만큼, 시차를 두고 한국 방문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인 역할을 더욱 중요할 것이라는 평가다.
더현대 서울 역시 매출 1조원 달성 이후 추가 상승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명품 브랜드 유치에 적극적이다. 특히 다음 달 말 더현대 서울 1층 워터폴 가든(인공 폭포) 옆 상징적인 중앙 공간에 오픈하는 루이비통 매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루이비통이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가운데 가장 먼저 더현대 서울에 입점하면서 매출 견인 효과를 내는 동시에, 주요 명품 브랜드의 추가 입점 역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루이비통은 내년 이후 외국인 매출 확대의 키가 될 중국인이 선호하는 명품이기도 하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내년 역시 소비심리가 살아나기는 힘든 분위기 속에서 지금까지 잘한 것 그 이상을 만들어내기 위해선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고, 더현대 서울의 경우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매출 확대 여력이 키가 될 것"이라며 "외국인도 국적 별로 선호하는 상품군이 다르기 때문에 내년엔 특히 팝업 공간 등을 전략적으로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