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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빠른 ECB..."내년 4월 첫 금리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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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둔화·경기 위축 우려에
실행 시점 기존 전망보다 빨라져

경기 하강 추세로 인해 유럽연합(EU)과 영국이 미국보다 먼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U와 영국은 그간 물가 관리에 우선순위를 두고 긴축 기조를 유지해 왔지만 물가 상승세 둔화와 고용시장 냉각 징후로 통화정책 완화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분석에 따른 관측이다.


2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년 4월 첫 금리 인하에 나서 기준금리를 연 4.5%에서 3.5%로 낮출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하기 시작했다. 첫 금리 인하 시점은 기존 전망(6월)보다 2개월가량 앞선 것이다. 지난달 초만 해도 ECB가 내년 9월 첫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ECB의 조기 금리 인하 전망은 물가 상승세가 크게 둔화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10월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9%로, 시장 예상치(3.1%)보다 낮은 것은 물론 전월(4.3%)과 비교해 큰 폭으로 둔화했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을 비롯해 프랑스 등 주요국에서 1년 전까지만 해도 10%대를 웃돌던 물가 상승률이 최근 3% 안팎으로 낮아지면서 인플레이션이 확연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영국 한 외신은 "국제유가가 최근 하락세를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차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완화됐고 이로 인해 ECB의 추가 금리 인상 명분이 약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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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연속 하락 흐름을 보이는 등 경기 위축 우려도 커지고 있다. 프랑스 실업률은 올해 3분기 7.4%로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독일도 10월 실업률이 전월대비 0.1%포인트 상승한 5.8%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 중이다. 실물 경기 둔화 압력은 확대되고 있지만 소비심리 회복은 더딘 상황이다.

미국 투자운용사 알로위프라이스의 유럽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토마스 비엘라덱은 "물가 압력은 완화되고 있지만 실물 경제 지표는 악화하면서 금리 인하 돌입 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ECB의 금리 인하 시점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보다 앞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Fed가 내년 6월께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경착륙 없는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인 가운데 ECB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유로존 경제 성장 전망치를 두 달 만에 다시 하향했다.


EU 집행위는 지난 1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유로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6%로, 지난 5월(1.1%)과 9월(0.8%)에 이어 두 달 만에 추가 하향 조정했다. 집행위는 "고금리로 대출·투자를 꺼리면서 유로존 경제가 모멘텀을 잃었다"고 진단했다.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진 영국도 Fed보다 금리 인하에 먼저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비엘라덱 이코노미스트는 "실물 경제 악화로 영국 영란은행(BOE)은 내년 5월에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UBS도 BOE가 Fed나 ECB보다 먼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인하 시점으로 내년 5월을 제시했다.


반면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지금은 인플레이션과의 승리를 선언할 때가 아니다"면서 "인플레이션을 우리의 목표치까지 끌어내리는 데 집중해야 하며 단기적인 상황을 근거로 성급한 결론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끈질긴 인플레이션 위험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물가 상승 속도가 다시 가팔라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ECB는 지난해 7월부터 10번의 금리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연 4.50%까지 끌어 올렸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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