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당시 제시한 예상 실적 대비 부진…공모가 대비 현 주가 폭락
시지트로닉스·씨유박스·버넥트·바이오인프라 등 요주의
지난 8월 상장한 반도체 설계 업체 파두 가 상장 3개월 만에 부진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실적 뻥튀기' 논란에 휩싸였다. 그런데 이런 비난을 받는 새내기주는 파두뿐만 아니다. 올해 증시에 데뷔한 신규 상장사 중 실적 부진으로 공모가 대비 주가가 반토막 가까이로 폭락한 기업이 수두룩하다. 이번 사태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그나마 중소형주 중심으로 기지개를 켜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된서리를 맞는 모양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증시에 데뷔한 상장사 중 공모가 대비 주가가 가장 많이 하락한 종목은 에스바이오메딕스로, 전날 종가 기준 7350원에 마감됐다. 지난 5월4일 상장 당시 공모가(1만8000원) 대비 약 6개월 만에 60% 폭락한 것이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제나 신약을 개발·제조하는 기업으로, 파두와 마찬가지로 기술특례상장 전형으로 증시에 입성한 케이스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공모 당시에 올해 연간 목표 매출액으로 '47억원'을 제시했지만, 실제 지난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이의 5.5%에 불과한 2억6356만원(별도기준)에 그쳤다. 더구나 누적 영업손실은 59억2686만원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46억6126만원)보다 늘었다.
이뿐만 아니라 시지트로닉스(-51.04%, 이하 공모가 대비 등락률)·씨유박스(-50%)·버넥트(-48.81%)·바이오인프라(-44.62%) 등 주가가 반토막 난 종목이 수두룩하다. 파두의 경우 지난 8월7일 공모가(3만1000원) 대비 40.32% 하락한 1만8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파두 사태로 신규 상장사들에 대한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은 물론, 주관사들에 대한 책임론까지 확산하는 분위기다. 올해 증시에 신규 상장된 종목 중 주가 등락률이 가장 낮은 10개 기업의 상장 주간사는 미래에셋증권(3곳)이 가장 많았고, 이어 대신증권(2곳)이었다. 파두에 대해서는 이미 주간사인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집단소송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 법무법인 한누리 측은 "2분기 매출이 사실상 제로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감추고, 지난 8월7일 상장 절차를 강행한 파두 및 주관 증권사를 상대로 증권 관련 집단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며 관련 피해 주주를 모집하고 있다. 사태가 확산하자 금융감독원도 파두의 상장 과정을 조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주가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파두 사태가 터지자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상장을 불과 사흘 앞둔 지난 15일 갑작스럽게 '3분기 영업적자' 사실을 알렸기 때문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 3분기 매출 2400억원, 영업손실 6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공모 과정에서는 2분기 실적까지만 밝혔지만, 수요예측이 3분기가 끝난 11월 초에 진행됐던 만큼 내부적으로는 충분히 부진한 실적을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이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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