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가 월 2만원을 지불하고, 5만원 한도 내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정액권 제도를 도입한다. 이 제도는 세종시가 기존에 추진하려던 버스비 무료화 정책의 대체 성격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세종시는 내년 9월부터 ‘세종 이응패스’를 도입해 시행한다고 15일 밝혔다. 이응패스는 정기권과 정액권의 특성을 하나의 카드에 담은 새로운 개념의 월 정액권으로 운영된다.
일반 시민은 2만원, 청소년·노인·장애인 등 취약계층은 무료로 이응패스를 구매해 이용할 수 있다.
월별 이용 한도는 5만원이며, 한도를 채우지 못한 미사용 금액은 소멸되도록 설계돼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할수록 이용자에게 득이 되는 구조다.
특히 이응패스는 관내 시내버스와 대전·청주·공주 등지를 오가는 관외 버스를 이용할 때도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수요응답형버스(셔클, 두루타)와 어울링(공영자전거)도 이응패스로 이용토록 한다는 것이 세종시의 설명이다.
앞서 세종시는 지난 4월 버스요금 무료화 기본방향을 발표했다. 시민이 지불한 버스요금을 여민전으로 전액 환급하는 구조로, 내년 9월부터 시범사업을 시작해 2025년부터 전면 시행하겠다는 것이 당시 세종시가 내놓은 기본방향의 골격이다.
하지만 기본방향 발표 후 세종시의회·전문가·시민 등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한 결과, 막대한 예산투입에 대한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또 버스요금 무료화를 일단 시행하게 되면, 다시 번복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는 세종시가 버스요금 무료화를 대신해 이응패스를 설계, 도입하게 된 배경이 됐다.
이응패스 도입·시행에 맞춰 지역 대중교통 정책의 전면 개편도 예고됐다. 단순 무료화를 통해 대중교통 활성화를 꾀하기보다는, 시민의 자발적 대중교통 이용 횟수를 늘리겠다는 복안에서다.
세종지역 대중교통 현황에서 버스 이용률은 7.9%로 전국 최저, 승용차 이용률은 50%에 육박하며 전국 최고 수준을 보인다.
대중교통 이용이 저조한 이유로는 대중교통 기반 부족과 생활권별 순차적 도시개발에 따른 버스노선 운영의 비효율성이 우선 꼽힌다. 다수 시민이 대중교통이 아닌 승용차를 이용하는 까닭에 출퇴근 시간대 도로는 매일 주차장 같은 정체를 겪게 되는 것도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에 세종시는 출범 12년 만에 교통정책을 전면 개편해 이응패스 효과를 극대화, 대중교통 중심체계로의 전환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세종시는 버스노선을 현 58개에서 70개로 늘리고, 출퇴근 시간대 버스 배차시간을 10분 이내로 단축할 방침이다. 또 대전·청주·공주 등 행복도시권의 통합 환승할인 체계를 구축해 출퇴근 시간대 광역 이동 구간의 교통체증을 해소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수요응답형 버스의 서비스 질 개선과 대상 지역 확대를 검토하고, 어울링 이용 편의 증진을 위해 2030년까지 자전거 6000대 확보와 대여소 800곳 확충을 추진한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애초 공약한 ‘버스 무료화’를 실행에 옮기지 못한 점에 대해 시민께 송구하다”면서도 “다만 이응패스 도입으로 더 적은 예산(무료화 예산 연 253억원, 이응패스 예산 연 60억원)을 들여 더 좋은 대안을 내놓을 수 있게 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응패스가 지역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게 시민이 힘을 보태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세종=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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