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비용 치솟고 수익성 악화
덴마크 오스테드, 올해 주가 50% 급락
글로벌 풍력발전 종목의 주가가 고금리와 고물가 역풍을 맞아 급락했다. 미국과 유럽이 탄소중립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고금리에 투자금 조달이 어려워진데다 수익성도 악화된 영향이 컸다. 이런 가운데 풍력발전 종목의 주가 하락을 예상한 헤지펀드들은 공매도로 상당한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100개 종목으로 구성된 S&P 글로벌 청정 에너지 지수는 올 들어 30% 넘게 하락했다. 이 지수는 2021년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6% 내린 것에 이어 올 들어 낙폭을 확대했다.
높은 금리와 인플레이션이 해상풍력 기업의 비용을 가중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미국이 지난해 0~0.25%였던 기준금리를 1년 반 만에 5.25~5.5%까지 올리면서 초기 투자금이 많이 투입되는 풍력발전 기업의 조달비용이 치솟았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업체는 통상 전력판매시 장기계약을 맺는데 기존 계약이 최근 물가 급등으로 인한 원자재·인건비 상승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면서 수익성도 크게 떨어졌다.
영국 투자회사인 PMGR 트러스트의 제임스 스미스 매니저는 "금리와 지수 수익률 사이에는 매우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며 "개별 기업의 문제도 이 (풍력발전) 분야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금리가 (주가 하락의) 75%를 차지하고 나쁜 소식이 나머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계 최대 해상풍력 개발업체인 덴마크 오스테드는 최근 자금 조달과 원자재 비용 급등으로 미국 뉴저지 해안에서 추진했던 프로젝트 2건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S&P는 이 회사의 장기 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그 결과 이 회사 주가는 올 들어서만 50.7% 급락했다.
풍력발전 사업을 하는 지멘스 에너지는 자회사가 생산하는 풍력 터빈 기술 결함 사실이 알려지면서 6월 이후에만 주가가 56% 급락했다. 독일 정부와 재정 지원을 논의 중이라는 사실이 보도된 지난달 26일에는 시총이 하루만에 35% 날아갔다.
헤지펀드들은 해상풍력 종목을 공매도하면서 큰 수익을 거뒀다. 유럽 최대 헤지펀드인 마샬 웨이스, 트레이딩 기업인 큐브 리서치 앤 테크놀로지 등은 주가가 급락한 오스테드, 지멘스 에너지를 공매도해 상당한 시세차익을 얻었다. 이들 헤지펀드들은 올 들어 주가가 17% 내린 덴마크 풍력 터빈 업체인 베스타스 윈드 시스템에도 공매도 투자해 차익을 얻었다.
시장은 풍력발전 기업의 주가 하락이 끝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지멘스 에너지 주식의 공매도 잔고 비율은 약 14% 정도다. 연초 8%에서 크게 상승한 수준이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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