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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격전지]③'新정치 1번지' 용산…이태원 참사 상흔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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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이전 후 소음 불만
"탄핵 일삼는 민주당도 싫다"
이태원 참사 후 "반드시 투표" 증가

"용산 대통령실 이전은 윤석열 정부가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결정이었다"


서울 용산구에서 24년째 살고 있는 오모(52)씨는 윤석열 정부가 민심의 지지를 받지 못한 출발점으로 대통령실 이전을 꼽았다. 지하철 4호선 이촌역(국립중앙박물관) 인근 용산공원에서 산책 중이던 오씨는 "대통령실을 이전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이태원 참사가 터졌는데, 윤 대통령 후보 시절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창구 역할을 하며 2인자였던 (권영세)의원께서 장관을 하시는 바람에 지역구를 못 챙긴 것은 아닌가"라면서 "다음 선거에선 국민의힘이 누구를 공천하든 개인적으로는 이태원 사태 책임론에 따른 결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5개월 앞두고 용산구 일대에서 만난 주민들은 내년 총선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인 지난해 5월 대통령실이 이전하면서 용산구가 새로운 정치 중심지로 부상한데다, 같은 해 10월 발생한 이태원 참사는 용산을 정치사회적 소용돌이 한복판에 세웠다.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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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0표 표차이…21대 총선 서울 최대 격전지

용산구는 지난 21대 총선에선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정치 신인 강태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890표(0.66%) 차이로 신승하면서 서울에서 가장 적은 표차이를 보였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석권한 서울에서 국민의힘 중진인 권 의원이 지역구를 옮기고 당선되면서 보수 텃밭을 탈환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정의당과 진보당 등 진보진영의 표를 모두 합하면 권 의원의 득표를 뛰어넘는 만큼 여야 모두 절대적인 강세를 점칠수 없는 지역으로 꼽는다. 앞서 17대 총선부터 진영 전 의원이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이름으로 내리 3선을 지냈지만, 진 전 의원은 새누리당을 탈당해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꾼 뒤 출마한 20대 총선에서도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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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민심 냉랭…대통령실 이전 부정 여론

이 지역은 최근 정부여당에 부정적인 여론이 뚜렷했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으로 인해 주변 상권이 활성화된 점은 반겼지만, 대통령실 앞 잦은 집회로 인해 소음 및 교통통제로 인해 주민들의 불편이 커졌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중개사 이모씨(50대)는 "주민들은 집값이 내려갈까 봐 쉬쉬하고 있지만, 삼각지 인근 주상복합들은 다들 시위 때문에 시끄럽다고 토로한다"면서 "전세 물건도 잘 안 나가고 매매도 없는 추세"라고 전했다. 용산공원 인근에 반려견과 산책을 나온 김모(59·여)씨는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뽑았기 때문에 이번 정부에 대한 기대가 컸다"면서 "큰 정치를 하셨으면 좋겠는데, 정쟁에만 매몰되고 있고, 민생이 이렇게 어려운데 해외 순방을 너무 자주 가는 모습만 보인다"고 비판했다.


다만 용산의 전통적인 부촌인 동부이촌동과 한남동 등은 보수세가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폭탄을 맞은데다, 한남동 일대 재건축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이 지역은 지난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큰 격차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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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탄핵 발목" vs

1948년 문을 연 용문전통시장. 삼삼오오 모인 상인들과 주민들이 정치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이 곳에서 40년 넘게 장사한 정모(83)씨는 "지난번 선거에서 강북에서 국민의힘이 된 곳은 용산 밖에 없다"면서 "그만큼 권영세 의원이 인정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더불어민주당은 허구한 날 탄핵을 이야기하는데, 그럴 힘이 있다면 국민들 잘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씨 주변에 있던 노인들은"이동관(방송통신위원장)은 임명된지 얼마 안 됐는데 왜 (탄핵을) 하는 것이냐", "한동훈(법무부 장관)은 잘 하고 있는 돼 또 탄핵이냐" 등 동조했다.


서울 용문시장/강진형 기자aymsdream@

서울 용문시장/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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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고물가 등 생활고로 인해 정치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많았다. 용문시장에서 44년째 장사를 해 온 한 80대 상인은 "물가 너무 올라서 장사하기가 어려운데 (정치가) 하는 것은 없다"며 "젊은 사람들이 그냥 다 (국회의원)했으면 좋겠다. 나이 든 사람들은 사리사욕만 챙기느라 제대로 정치를 못 한다"고 꼬집었다.


반면 지난해 이태원 참사를 겪으면서 정치에 대한 관심은 대폭 늘어난 모습이다. 홍유창 이태원 관광특구 연합회 부회장은 "최근 이태원 상권이 점점 활기를 띠고 있다"면서 "그날(이태원 참사) 이후 정치권의 도움으로 생각보다 빠르게 좋아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태원에서 4년째 사업을 하는 김모(32)씨는 "코로나 위기 당시 정부 지원이 부족해 상당히 실망한 자영업자들이 많다"면서 "이태원 사태 이후 정부가 빠르게 수습하는 과정, 특히 중소벤처기업부가 직접 나서서 상권을 되살리려는 모습을 보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선거에는 꼭 투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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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용산서 재선 도전?…野, 줄줄이 출사표

집권여당에선 권 의원이 용산구 재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야당에선 지난 총선에서 권 의원에게 석패한 강태웅 민주당 용산구 지역위원장이 재도전에 나선다. 강 위원장은 서울시 부시장을 지냈으며, '참신한 정치 신인'을 앞세워 권 의원에 맞서고 있다. 민주당 소속으로 4차례 용산구청을 접수한 성장현 전 용산구청장과 노식래 전 서울시의원도 국회 입성을 노리고 있어 민주당 경선은 치열할 전망이다. 다만, 야권 일각에선 대통령실을 둔 지역구인데다, 현역인 권 의원이 5선에 도전한 만큼 거물급 야당 정치인을 전략공천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이 거론된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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