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급 특진 약속했잖아" 파주 공무원, 시장 상대로 소송

9급 임기제 공무원으로 12년 근무
"성과 인정돼 7급 승진 약속 받아"

경기 파주시청에서 12년 동안 근무한 일반 임기제(9급) 공무원이 "7급 승진 약속을 안 지켰다"며 파주시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임기제로 12년 공무원…"성과 보여 7급 특진 약속" 주장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직 파주시 공무원 A씨가 김경일 파주시장을 상대로 지난 3월 제기한 '공무원 임용 불합격 처분 취소' 행정소송의 첫 심리가 오는 14일 의정부지법에서 열린다. A씨는 지난 1월 파주시의 7급 임기제 공무원 채용 시험에 지원했으나, 탈락하자 이번 소송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세 차례 5년 임기제(2년+2년+1년) 계약으로 12년 동안 공무원 생활을 했던 A씨는 지난해 8월 업무 성과를 인정받아 "7급으로 승진시켜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 말을 믿고 임기제 계약종료일에 사표를 제출했으나, 이후 단독으로 응시한 7급 채용 시험에서 탈락하면서 무직자가 됐다.

A씨에 따르면 그는 김 시장이 방송에서 '풍수해 대비 드론을 활용한 파주형 옥외광고물 안전 점검 시스템'의 우수성을 소개한 직후, 비서실 직원으로부터 "시장님이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7급으로 승진시켜주라고 했다"는 말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굿 뉴스. 시장님이 7급으로 하래' 카톡 메시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씨가 공개한 당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면, 비서로 추정되는 인물이 지난해 8월 12일 "굿 뉴스. '전국 최초'라고 시장님께 말씀드리니 보상해주라 하셨다"며 "'지금 9급이니까 8급으로 해달라'고 말씀드리니 7급으로 하라던데"라고 말한다. 이에 A씨가 "형 덕분"이라며 감사를 표하자 "밥 사^^"라고 답한다.

A씨는 "담당 과장과 팀장은 당시 이런 내용을 시장에게 보고했고, 시장은 직원이 성과를 냈으니 인사팀과 협의해 신속하게 진행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노조 "임용돼도, 안 돼도 문제"…파주시, 공고 취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당시 파주시통합공무원노동조합 성명에 따르면 직원들 사이에서도 A씨 특진이 공론화됐던 것으로 파악된다. 노조는 "(A씨는) 임기제 공무원으로 현재 임기가 종료돼 퇴사 상태인데, 파주시는 공석이 된 자리를 2직급 상향해서 모집 공고했다. 업무의 중요도 등이 감안돼 해당 부서에서 요청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임용돼도 문제, 안 돼도 문제"라며 "다시 임용되면 특혜 시비와 공정성 문제가 발생하고, 임용되지 못하면 임기제 공무원의 본질적인 문제인 고용 불안이 다시 불거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해당 직원은 그간 성과를 믿고 재임용을 기대했을 것이나, 실직이 된다면 큰 불행"이라면서도 "파주시는 2직급을 상향한 모집 공고를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끝내 파주시는 해당 채용에서 A씨에 대해 불합격 처분을 한 뒤 7급 채용 계획을 취소하고, 지난 4월 다시 9급으로 모집 공고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시장이 A 씨에게 실제 채용 약속을 했는지, A씨가 채용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