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르포]"이젠 엄마 언어도 배워요"… '다문화 이중언어 교실'에 가다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3년째 이중언어교실 연 구로구가족센터
"어머니와 소통, 다르다는 이질감 극복"
여성가족부, 관련 예산 22억원 확충

4일 오전 서울시 구로구 가리봉동에 위치한 '구로구 가족센터'에서 베트남어 수업이 열리고 있다. [사진=박준이 기자]

4일 오전 서울시 구로구 가리봉동에 위치한 '구로구 가족센터'에서 베트남어 수업이 열리고 있다. [사진=박준이 기자]

AD
원본보기 아이콘

"저요! 제가 말할래요!"


4일 기자가 방문한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의 가족센터에는 주말 오전부터 아이들과 학부모로 북적였다. 각각의 교실에서는 한 반에 10~12명 남짓의 학생들과 함께 베트남어·캄보디아어·중국어 수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일상 언어로는 한국어를 쓰는 아이들이었지만, 수업에서만큼은 낯선 언어를 따라 외치며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어머니와 소통, 이질감도 극복= 이날 구로구 가족센터에서 수업을 듣는 아이들은 모두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자녀들이다. 가족센터는 아이들이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접하기 어려운 부모의 모국어 학습을 돕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단순 어휘부터 생활 언어, 각국의 놀이문화 체험 등 교실별로 각기 다른 프로그램이 이뤄지고 있으며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생활 수업도 동시에 열린다. 생업에 바쁜 학부모들의 생활 여건을 고려해 수업은 주말에만 열리고 있다.


구로구 가족센터는 지난 2020년부터 다문화 아동을 대상으로 이중언어 수업을 시작했다. 센터를 찾아오는 베트남, 중국 등 다문화 가정에서 자녀와 모국의 언어로 소통하고자 하는 수요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김하나 구로구 가족센터 팀장은 "부모와 한국에서 살면서 모국어를 가지고 있는 어머니와의 소통이 필요해서 열게 된 수업"이라며 "단순 언어 학습을 넘어서 일상에서 다문화 가정이라 다른 친구들과 '다르다'는 것에서 느끼는 이질감을 조금은 더 무난하게 극복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출신 이소현씨(38·서울 구로구)는 "아이가 센터에 와서 캄보디아어를 배우고 요리도 할 수 있게 돼서 좋다"라며 "저 역시 한국 돈도 잘 모르고 생활하기도 어려웠는데 수업을 듣고 나서 일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베트남 출신 이화영씨(40·서울 관악구)도 "아이들에게 베트남어를 가르쳐주고 싶은데 하는 법을 몰라 막막했다"며 "베트남어 선생님을 통해 수업을 알게 됐는데 너무 좋았다"라며 "수업을 듣고 아이가 베트남어를 알아들을 수 있게 되면서 외할머니한테 인사를 하고 '식사는 하셨나요'라고 묻기도 한다"고 전했다.


4일 오전 서울시 구로구 가리봉동에 위치한 '구로구 가족센터'에서 베트남어 수업이 열리고 있다. [사진=박준이 기자]

4일 오전 서울시 구로구 가리봉동에 위치한 '구로구 가족센터'에서 베트남어 수업이 열리고 있다. [사진=박준이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다문화가정 자존감 하락… 학습 지원 확대= 2021년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거주하는 다문화가족 자녀의 자긍심과 자아존중감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아버지와 전혀 대화하지 않는 자녀는 10.5%로 2015년 7%, 2018년 8.6%에 이어 꾸준히 증가했으며 어머니와의 대화시간도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외국 출신 부모의 모국어에 대한 의지는 2018년(42.4%) 대비 15.1%포인트 감소하는 등 일상에서 이중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이에 여성가족부는 내년도 예산에 이중언어 학습 지원을 포함한 다문화 가정 지원 예산을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이중언어 학습 예산인 34억6100만원에서 내년도 예산에서는 56억5000만원으로 22억원가량이 늘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이중언어교실 지원 대상을 '12세 이하'에서 '18세 이하'까지 확대한다.


다만 이중언어 수업을 담당할 이중언어 전문 인력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송지은 여성가족부 다문화가족과장은 "올해는 다문화 가정의 부모 코칭 중심으로, 이중언어 교실은 시범 운영 실시됐지만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며 "결혼 이민자 직업 훈련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이중언어 강사나 다문화 교육 강사를 양성하는 방안도 도입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top버튼

한 눈에 보는 오늘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