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이달의 마지막 거래일인 31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일정으로 진행 중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주시하며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다만 월간 기준으로는 3대 지수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23.91포인트(0.38%) 상승한 3만3052.8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6.98포인트(0.65%) 높은 4193.8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1.76포인트(0.48%) 상승한 1만2851.24를 기록했다.
전날에 이은 상승세가 확인됐으나 10월 한달간 다우지수는 1.4% 밀렸다. 같은 달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2.2%, 2.8% 내렸다. 경제매체 CNBC는 3대 지수 모두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2020년 이후 첫 3개월 연속 하락세라고 전했다.
이날 S&P500지수에서 11개 업종 모두 상승했다. 주택가격 지표가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부동산 관련주가 2%이상 올랐다. 핀터레스트는 분기 실적이 예상을 웃돌면서 전장 대비 19%이상 뛰었다. 앤하이저부시 역시 호실적에 힘입어 5%이상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제트블루는 기대 이하의 실적을 공개한 후 10% 이상 밀렸다. 캐터필러도 6%이상 미끄러졌다. 테슬라는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자율주행 보조 기능 ‘오토파일럿’과 관련한 사망 사고로 제기된 첫 민사 소송에서 승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1.7%이상 올랐다. 엔비디아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수출규제 강화로 중국에서 수십억달러 규모의 주문이 취소될 수 있다고 보도하면서 1%가까이 내렸다.
투자자들은 다음날 오후 2시에 나오는 FOMC 정례회의 결과를 대기하는 한편, 주요 경제지표, 국채금리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이번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향후 통화정책 행보에 대한 힌트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다. 앞서 9월 FOMC에서 Fed는 금리 동결과 동시에, 연내 1차례 추가 인상이 뒤따를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당국자들 사이에서도 최근 국채 금리 상승세로 인해 Fed의 긴축 필요성이 낮춰졌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만큼 이번 FOMC에서 나올 경제 진단과 전망에 한층 눈길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5.25~5.5%에서 동결할 가능성을 97%이상 반영 중이다. 12월에서도 동결 전망은 68%이상 확인된다. 12월 베이비스텝 전망은 29%선에 그쳤다. 고금리 장기화 전망과 별개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낮게 보고 있는 것이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전략분석가는 "Fed가 나서서 올해 (금리 인상은) 거의 끝났다고 말하며 비둘기파적 암시를 준다면 이는 (증시 상승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뱅가드의 조 데이비스 수석글로벌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 메모를 통해 Fed가 이달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다 하더라도 향후 길은 험난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지난주 확인된 GDP, 여전히 강력한 노동시장은 Fed가 물가안정목표 2% 달성을 향한 길에서 직면한 험난한 길을 두드러지게 하고 있다"면서 "향후 몇년간 확실한 목표 달성을 위해선 1~3번의 인상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10월 고용보고서, PMI 등 주요 지표도 공개된다. 오는 3일 발표되는 비농업 고용자 증가수는 17만~18만명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업률은 3.8%로 전망된다. 그간 Fed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추세 이하의 저성장과 노동시장 둔화가 필요하다고 밝혀온 만큼, 시장의 관심은 이달 보고서에서 고용 둔화 조짐이 확인될지에 집중되고 있다. 앞서 통화정책결정회의를 개최한 일본은행(BOJ)은 장기금리 목표치를 0%로 두는 동시, 상한을 1%로 수정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이날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91%선으로 소폭 올랐다. 30년물 금리는 5.076%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5.073%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다음날 오전 공개될 재무부 만기별 차입 계획 보고서에서 중장기물 발행 규모가 줄어들지 또는 확대될지도 주목하고 있다. 국채시장에 여파를 미칠 것으로 예상됐던 재무부의 4분기 차입 계획은 예상보다 축소된 상태다. 전날 오후 재무부는 올해 10~12월 차입발행 규모를 7760억달러로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 3분기 발행 규모인 1조100억달러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JP모건이 예상한 8000억달러보다도 적다. 스위스쿼트은행의 이펙 오즈카데스카야 선임 애널리스트는 "이번주 정말 중요한 이벤트는 재무부의 만기별 발행 규모"라고 강조했다.
고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택가격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올해 8월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6% 올랐다. 전월 대비로도 0.4% 상승해 7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미 소비자들의 경기 신뢰도는 3개월 연속 내려앉았다.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2.6으로 시장 전망(100)은 웃돌았으나, 전월(104.3)보다는 떨어졌다.
오는 2일 장 마감 후에는 시총 1위 기업인 애플이 실적을 내놓는다. S&P500지수의 7%이상을 차지하는 대형주인 만큼 애플의 주가 움직임은 즉각 증시 전반에 여파가 불가피하다. 앞서 실적을 공개한 주요 빅테크들의 성적표는 향후 실적 전망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LSEG에 따르면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251곳 가운데 77.7%는 월가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0.5% 오른 106.6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8%이상 떨어져 18선을 기록 중이다.
유가는 이틀 연속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29달러(1.57%) 떨어진 배럴당 81.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중국, 유럽 등의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온 것이 여파를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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