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리더십 공백 등 결원으로 업무 폭탄
구청에 5명 파견 요청했으나 일부만 수용
"업무 정상화 차원에선 아쉬운 조치" 반응
광주광역시 광산구와 광산구시설관리공단이 인력 충원 문제를 놓고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공단은 경영진 공백 사태와 퇴사자 발생을 이유로 파견 직원을 요청했으나 구가 일부 요구만 들어주면서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 모양새다.
2일 공단에 따르면 최근 구에 협조공문을 보내 1년 이내 기간으로 지방공무원 5명을 파견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사장(1명)·경영본부장(1명)·일반직·공무직 직원 등 10명이 결원인 상태에 따라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이사장은 내부 갈등과 건강상의 이유로 임기 도중에 중도 퇴임했고, 경영본부장은 부임 7개월여 만에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팀장 1명은 잦은 징계로 인한 업무 불가를 이유로 내년 3월까지 질병 휴직에 들어갔고, 또 다른 팀장 1명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해임됐다.
두 사람은 동료 직원의 음주 사실을 은폐한 의혹으로 경찰 수사도 받고 있다.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한 직원은 내년 5월까지 육아 휴직을 썼고 행정 직원 중에 최근 퇴사자도 발생했다.
이렇게 발생한 빈자리는 일반직 정원(45명)을 기준으로 보면 약 22%에 해당한다.
공단은 현재 인원만으로는 내년 본예산 편성과 내규 개정, 이사장 및 경영본부장, 노동이사 채용 등 굵직한 업무를 원활하게 소화하기 어려워 행정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리더십 공백 사태는 직원의 사기 저하와 근무 태만 등 각종 문제를 유발하고 있어, 업무 비효율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공무원 파견 등 행정적 지원이 종료된 2019년 이후부터 공단 내 채용 비리와 근무평정 성적 조작 등으로 어수선했던 만큼 투명하고 공정한 조직 관리를 위해서도 구청의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구도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공단의 파견 인력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일 순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인원을 공단으로 내려보내면 급한 불을 끌 수 있겠지만, 풍선효과처럼 구청이 도리어 업무 과중에 시달릴 거라는 우려에서다.
구는 내부 사정을 고려해 구청 6급 직원을 공단 소통혁신팀장으로 인사 발령을 내 절충안을 찾았지만, 완전히 봉합되지는 않은 모습이다.
구 관계자는 "오는 12월에 이사장 선임 절차가 마무리되고 이사장이 인사권 행사로 추가 채용 계획을 세우면 어느 정도 인력 부족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찔끔 파견'에 공단 내에선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공단 한 관계자는 "구청의 사정도 있겠지만, 현재 공단은 인원 부족으로 인한 업무 폭탄과 직원의 피로도가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결원 발생만으로 인력 지원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정 능력을 잃어버린 조직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필요한 행정적 지원이 즉각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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