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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는 日]⑤글로벌 투자자 1400명 도쿄 집결…"구조전환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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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축소 분위기 틈타 대체지 부상
'지속가능한 투자' 모토로 해외투자자 유인
미·유럽과 달리 상업용 부동산 안정세

[깨어나는 日]⑤글로벌 투자자 1400명 도쿄 집결…"구조전환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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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슈로 아시아의 국제 금융허브인 홍콩에서 해외 금융기관들이 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쿄가 핵심 대체지로 부상하고 있다. 일본은 홍콩을 대신할 금융허브를 오랫동안 준비해왔고 '지속가능한 금융 허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10월 3일 52개국, 700개 기관에서 온 1400명 이상의 기관투자자가 일본 도쿄에 집결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활성화를 위한 기관투자자 네트워크인 UN 책임투자원칙(PRI)의 연례 컨퍼런스(PRI in Person 2023)에 참석한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최근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증시 부양책을 듣고 거버넌스 구조 개선 의지를 재확인했다. 기시다 총리는 기조연설에서 "일본의 대규모 개인 저축자산이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과 지속가능한 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투자 촉진 규제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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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가 남다른 것은 일본 증시가 올해 세계 최고의 랠리를 기록한 가운데 일본 정부가 해외 투자자를 유인하는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면서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는 점이다.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부각된 공급망 재편의 필요성, 미국과 일본의 연대 등을 계기로 일본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일본이 자본시장 부흥을 위한 방안들을 속속 시행하면서 '지속가능한 금융 생태계 구축'에 탄력이 붙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미래에셋증권 최진아 ESG 애널리스트는 "일본 정부는 '예금에서 투자로' 캐치프레이즈를 진행해왔는데 가계의 저축 자산이 그만큼 어마어마하다"며 "이를 투자로 넣게 되면 해외 자산운용사는 관련 상품을 만들고 자본시장 전반에 선순환이 일어난다는 점을 일본 정부가 어필하면서, 도쿄를 자산운용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보다 구체화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력히 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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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거버넌스 이슈'는 일본의 거버넌스 개혁과 관련해 해외 투자가들 사이에서 일본 시장의 새로운 투자의사결정 요소가 되고 있다. 지난 3월 일본증권거래소(JPX)의 주가순자산비율(PBR) 1 이하 기업에 대한 대책 요구는 일본의 지속가능 금융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첫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 애널리스트는 "일본 기업을 보면 비효율적인 자산이 많다"면서 "정부가 직접 개입할 수 없으니 행동주의 펀드들이 저PBR 기업에 들어가 기업가치 향상에 나설 수 있도록 자유로운 분위기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 은경완 연구원은 "연초 이후 글로벌 행동주의 캠페인 표적이 된 기업의 숫자는 600여개인데 일본은 82개로 14% 수준"이라며 "이는 전통적으로 가장 많은 행동주의를 기록하는 미국에 이어 글로벌 2위 수준으로 아시아 행동주의에서 일본을 집중 조명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해외투자가의 투자를 늘리기 위한 제도적 변화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 도쿄증권거래소는 기존 상장시장을 대기업 중심의 '프라임', 중견기업 중심의 '스탠다드', 신흥기업 자금 조달 목적의 '그로스' 시장으로 재편했다. 해외 투자자와 대형기관 투자자의 투자 대상이 되는 대기업들로 구성된 프라임 시장을 마련하고, 영문 공시를 크게 강화한 것은 해외투자가의 접근성을 높여 1980년대 세계 1위에서 현재 5위로 추락한 글로벌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도쿄거래소는 "상장사라면, 이익 뿐 아니라 주가도 신경써야 한다"며 주가를 고려한 경영 개선 방안을 기업에 촉구한 이후 7월에는 기업지배구조 개혁 활동 차원에서 'JPX 프라임 150'이라는 새 주가지수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지평 한국외대 융합일본지역학부 특임교수는 "올해 일본 주가가 회복한 것은 미국·유럽 금융시장의 불안, 미·중 마찰과 중국 경제의 부진이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일본 금융시장의 안정성이 평가된 측면이 있지만 이에 더해 기시다 내각의 새로운 자본주의 정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지원책, 그린 이노베이션 투자 정책 등에 힘입어 향후 구조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해외투자자, 日 상업용 부동산에 눈길

장기간 침체됐던 일본 부동산 시장도 해외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며 활기를 띠고 있다. 엔저 효과로 자산 가격이 내린 데다 초저금리 정책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낮은 상황에서 경기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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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부동산 서비스 회사 JLL은 일본의 부동산에 대한 글로벌 투자가 2023년 상반기에만 5130억엔을 기록했다는 보고서를 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621억엔)의 1.4배 수준이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투자자, 국부펀드, 사모펀드, 기업 등의 투자 초점이 일본으로 몰리는 분위기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의 거래 증가세가 가파르다. 부동산 컨설팅 기업 나이트 프랭크(Knight Frank)에 따르면 일본의 상업용 부동산(CRE) 거래량은 올해 상반기에 47억 6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20년 만에 반기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미국·유럽과는 달리 일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일본은행(BOJ)의 금융완화정책 지속 기대감에 힘입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본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6% 상승했다. 도쿄도심 5구(치요다, 주오, 미나토, 신주쿠, 시부야)의 오피스 공실률은 지난 6월 기준 6.5%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병관 금융연구원 부장은 "일본에서도 오피스 출근과 재택근무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근무가 정착되고 있지만 미국보다 오피스 출근 경향이 강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면서 "일본의 부동산 시장은 금융완화정책이 지속되고 있어 세계의 투자자금 유입이 확대됨에 따라 당분간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업체 CBRE의 헨리 친 아시아태평양 리서치 부문 총괄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전세계 경제가 긴축사이클에 놓인 가운데 일본은 초저금리 정책을 펼치며 혜택을 얻고 있다"며 “70% 수준인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1%대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일본 부동산 시장의 활황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창민 한국외대 융합일본지역학부 교수는 "아직 일본 전체적인 현상은 아니고, 최근에 특히 일본 도심부에 글로벌 투자가 많이 늘었다"며 "증시를 포함해 일본 경기가 살아난다는 분위기가 부동산으로도 옮겨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기침체를 겪으며 저평가돼있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에 따르면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도쿄를 비롯해 대도시의 신축 맨션이 눈에 띄게 오르고 있다. 이 교수는 "도쿄 지역 부동산 가격이 오른 일이 과거에도 몇 차례 있었는데, 일본 지역 전역으로 퍼지지는 않았다"며 "다만 올해는 상반기 도쿄도 23구 신축 아파트 평균 가격이 1억엔을 넘어서며 가격이 급등하는 등 보기 드문 상승률을 보여줘 상승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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