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전망에 상승
국채금리 상승에 하락한 나스닥과 대조적 움직임
대표 가상자산인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고 있다. 한 달간 30% 넘게 급등했다. 과거 동조화 현상을 보여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지지부진한 것과 대조적이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률이 나스닥을 추월하면서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6일 낮 12시39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1.32% 오른 3만4827달러(약 4732만원)로 집계됐다. 한 달 전인 지난달 26일까지만 해도 비트코인 가격은 2만6200달러 수준을 기록했고, 이후에도 2만6000~2만7000달러 사이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지난 16일을 기점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고 24일에는 3만4400달러까지 올라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와 같은 상승세로 비트코인 가격은 동조화 현상을 보여왔던 나스닥지수도 추월했다. 위험자산으로 분류된 탓에 과거부터 기준금리, 인플레이션 등 경제 변수가 변화하면 나스닥지수와 비트코인 가격은 유사한 패턴으로 움직여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각자 별개의 이슈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투자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의 자료를 보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는 1만3271.32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후 이달 11일 1만3659.68까지 올랐지만 이후 내리막을 탔다. 이달 20일 1만2983.81까지 내렸고 25일 기준 1만2821.22를 기록했다.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에 긴축 우려가 커지면서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5%를 돌파하는 등 금리 급등 현상이 나타나 지수가 우하향했다.
이처럼 국채금리 상승으로 나스닥지수가 내림세를 보이고 있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호재 덕에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가격 상승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달 16일 10분여 만에 10% 급등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블랙록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다고 보도하면서 이와 같은 상승이 나타났는데 SEC가 "사실무근"이라고 밝히면서 해당 보도는 오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물 ETF 승인 여부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오보에도 급등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소폭 하락에 그쳤다.
이후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갈수록 커져 비트코인 가격을 3만4000달러대로 끌어올렸다. 현물 ETF가 승인될 경우 기관의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호재로 작용하는 것이다. ETF는 기관 포트폴리오에 비교적 간편하게 편입될 수 있다. 아울러 주식, 퇴직연금계좌 등을 통해 운용되는 기관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비트코인 현물 ETF 관련 오보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이미 비트코인 현물 기대감은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라며 "내년 4월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에 대한 기대감도 같이 작용해 추세적으로 상승 구간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높은 기대감으로 일시적인 변동성이 생길 수 있으나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도 호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설명인데 앞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발발하고 루블화 등 화폐 가치가 폭락하자 가치 저장 수단으로 비트코인이 주목받은 바 있다.
가상자산 투자심리는 탐욕 수준까지 개선됐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얼터너티브의 자료를 보면 투자심리를 지수로 표시한 공포·탐욕 지수는 전날 72점(탐욕)보다 1점 낮은 71점(탐욕)으로 나타났다. 일주일 전 52점(중립)과 비교하면 19점, 한달 전 46점(공포)보다는 25점 올랐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 지수는 0점으로 갈수록 투자에 대해 비관하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100점에 근접할수록 낙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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