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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도 의견 갈리는 한국형 제시카법…"재범 억제" vs "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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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성폭행 범죄자의 출소 및 출소 예정 소식이 들려오면서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에 성범죄자들이 출소한 후에도 시설에만 머물게 하는 '고위험 성폭력 범죄자의 거주지 제한 등에 관한 법률', 이른바 '한국형 제시카법'을 법무부가 추진하고 나섰지만, 이 법안의 효용성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재범 억제 효과가 있다"고 높게 평가했지만, 김대근 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우려했다.

제시카법 찬성 : "재범 억제 현저히 도움"
이수정 경기대 법죄심리학과 교수.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이수정 경기대 법죄심리학과 교수.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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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2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서 "조두순 씨나 지금 아예 출소를 못 한 김근식씨, 그런 분들이 출소했을 시에 재범을 안 한다는 보장을 사실 하기가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법무부는 '고위험 성폭력 범죄자의 거주지 제한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과 '성폭력 범죄자의 성 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오는 26일부터 입법예고한다고 24일 밝혔다. 고위험 성폭력 범죄자의 출소 때마다 국민들이 공포에 떠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 교수는 "재범 억제에 현저히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미 전자발찌를 차고도 이게 지리적인 추적만 하다 보니까 성범죄 재범을 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 있고, 그분들이 과거에 거의 동종 전과력을 다수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게 입증이 됐다"고 지적했다.


전자발찌를 활용한 '전자감독'만으로는 재범을 막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전자감독 정도로 이게(성범죄자를) 감당할 수 있느냐, 그렇지 못하다는 건 너무 뻔히 지금 입증이 되고 있다"며 "이분들이 지리적으로 자기 거주지에서 랜덤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서 어린 여자애들을 방으로 불러들여서 지금 성매매, 성폭행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까 지금 그냥 집에 있는다는 게 의미가 없다, 이런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의 공포감을 이유로 특정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만 거주지를 제한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청취자는 '사기꾼 이희진이나 대도 조세형이 더 무서운데, 그들도 출소 이후 특정 시설에 살도록 제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생명의 손실 가능성이 있느냐 없느냐에서 천지차이"라며 "경제적 손실을 유발하는 사람은 사람을 죽이지 않는데 아동을 계속 성폭행을 하다 보면 결국은 아이가 죽는다. 화성 연쇄살인도 원래 연쇄살인이 아니라 화성 연쇄 성폭행 사건이었다"고 지적했다.


제시카법 반대 : "지나친 기본권 제한에다가 과잉금지 원칙에 반대"

한국형 제시카법에 반대하는 입장인 김 연구위원은 이 법이 '위헌성 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김 연구위원은 "거주 이전에 대한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부분들이 있고, 우리 헌법재판소도 위헌으로 판단했던 그 보호수용을 다시 부활시키는 측면이 있다"며 "기존의 제도로도 이미 재범 방지를 위한 여러 가지 것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을 드는 것은 사실상 지나친 기본권 제한에다가 과잉금지 원칙에 반할 부분들이 있다"고 했다.


범죄자를 어느 지역에 접근 제한시키는 것은 기본권 제한의 정도가 덜하지만, 그 범죄자를 수용하는 것은 지나친 기본권 제한이라는 것이다. 그는 "일정한 장소에 공간이 넓더라도 수용하는 형태는 우리 헌법재판소가 일관되게 말하지만 결국은 이것은 구금이다라고 이해를 하고 있다"며 "이 구금에 따른 기본권 제한의 정도는 기존의 전자장치 부착이나 성충동 약물치료와는 사뭇 다른 점"이라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범죄자 인권보다 국민 인권이 더 중요한 거 아니냐'는 질문에 "이 제도를 통해서 피해자 보호나 범죄 예방 효과가 과연 얼마만큼 클지, 효과성이 크지 않다"며 "그 작은 효과성 때문에 치러야 할 비용들, (예컨대) 인권 침해 부분들, 기본권 제한의 부분들, 과잉금지원칙을 현저하게 침해하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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