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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가 충장축제 킬러콘텐츠로 기대한 행사 시민들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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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내전 희생자 기리는 '마스끌레타' 도입

5분간 수천발 폭죽…불꽃보단 폭음 '청각' 중심

너무 큰 소리 호불호 극명…구, 폐지까지 검토

광주 동구가 충장축제 킬러콘텐츠로 기대한 행사 시민들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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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동구가 올해 충장축제에 새롭게 도입한 '마스끌레타'에 대한 시민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면서 킬러콘텐츠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에 금이 갔다.


화약과 폭음을 활용한 우리나라에선 다소 생소한 장르가 공감대를 이끌지 못하고 '소음피해'라는 혹평을 받으면서 축제 준비단계에서 사전 조사 등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동구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닷새간 열리는 '제20회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 기간 중 7일 오후 2시부터 5분 동안 '마스끌레타'가 펼쳐졌다.


마스끌레타는 매년 3월 스페인 발렌시아의 '라스 파야스' 축제에서 수천 발의 폭죽을 쏘아 올리며 스페인 내전의 희생자를 기리는 전통 의식이다. 5분가량 진행되는 이 폭죽 행사를 보기 위해 수십만명의 관광객들의 발길이 발렌시아로 모여드는 스페인 최고의 퍼포먼스로 알려졌다.


동구는 세계적인 길거리 도심 축제로 거듭난 충장축제에서 광주만의 '마스끌레타'를 만들어 1980년 5월 그날 역사의 아픔을 축제의 환호로 전환하자는 의미를 담아 이 행사를 준비했다.

구는 일반적인 불꽃축제처럼 시각적 효과만이 아닌 수천발의 폭죽이 만드는 소리가 특별한 추억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너무 시끄러웠던 탓인지 평가는 극명히 갈렸다. 마스끌레타가 진행된 지난 7일 오후 2시 금남로1가 전일빌딩 앞은 폭죽이 터지면서 내는 폭음과 연기로 가득 찼다. 앞서 동구는 주민들에게 '축제 행사로 인한 소리와 연기에 동요하지 말라'는 문자 메시지 보내기도 했다.


5분간 이어진 강렬한 소리는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는 시민들도 있었지만 적지 않은 관람객들은 양손으로 귀를 막기에 바빴고 아이들은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임산부나 심신미약자의 경우 관람에 주의가 필요할 정도로 소리가 컸다.


게다가 5·18을 경험한 세대들 일부는 신군부 세력이 시민을 총과 군홧발로 짓밟은 당시가 떠올라 심리적 공포감과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일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관람객 김모씨는 "폭죽 행사가 열린다고 해서 왔더니, 귀가 찢어질 듯한 소음에 불쾌한 경험만 하고 돌아갔다"면서 "예술적 가치로 보면 뛰어난 행사일지는 모르겠지만, 일반 대중이 즐기기에는 부족하고 난해한 측면이 있다"고 불평했다.


최모씨는 "7080세대의 추억을 테마로 한 매년 10월에 열리는 충장축제는 5·18 전야제와 엄격히 구분돼야 한다"며 "마스끌레타는 충장축제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상황이 이렇자 동구 내에서는 충장축제의 킬러콘텐츠로 야심차게 준비한 '마스끌레타'의 폐지 여부를 검토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 관계자는 "국내에서 스페인 전통 축제를 즐길 수 있어 신선하고 색다른 경험이었다는 의견도 있는 만큼 소음을 조절해 내년에도 이어갈지, 완전히 폐지할지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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