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이준석, 징계 청원 두고 대립각
하태경 "이준석·유승민 앞세워야 총선 이겨"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에 대한 징계 청원을 위한 홈페이지를 개설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나를 징계하는데 아이피(IP)와 MAC 주소를 왜 수집하느냐"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철수의 혁신, 이준석 제명 운동' 홈페이지를 공유하면서 "새롭게 이준석 제명 서명운동에 동참하는 홈페이지 개발을 마쳤다"고 소개했다. 이어 "PC, 아이폰, 갤럭시에서 네이버나 구글 로그인 절차 없이 누구나 참여하실 수 있다"며 "서명 참여 독려 부탁드린다"고 했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내부총질로 당을 망치고 있다"며 가짜뉴스 배포, 명예훼손,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방해 혐의로 그를 제명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안 의원이 개설한 홈페이지에는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기간 동안 후보를 위한 선거운동보다 소속한 당 후보가 망치기를 염원하던 이준석을 당 윤리위원회 고소에 고소인으로 동참해달라"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다.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한 뒤 ▲이름 ▲전화번호 ▲주소(시군구동 단위까지)를 입력하면 서명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있다.
지난 14일 안 의원이 벌인 이 전 대표 제명 서명운동에는 1만6000여명의 당원이 참여했다. 안 의원은 지난 16일 이를 당 윤리위에 제출하며 이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징계를 요청했다.
이에 지지 않고 이 전 대표도 "이준석을 징계하는데 IP와 MAC 주소를 왜 수집하느냐"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명운동 참여를 독려하는 안 의원 글을 공유하면서 "많은 참여 부탁한다. 그런데 이준석 징계하기 위해서 여러분의 IP와 MAC 주소를 왜 수집하나"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MAC 주소는 어떻게 또 수집하겠다는 것인지도 흥미롭다"며 "다수 국민의 컴퓨터에 설치가 강제된 'AhnLab Safe Transaction'에 이때를 위해 MAC 추적기능을 넣어놓은 것이 아니라면 불가능하다"라고 했다.
그간 당 혁신을 촉구해온 이 전 대표는 "당과 헤어질 결심을 하지 않았다"(지난 18일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면서도 "저도 나름대로 마지노선이 있다"(지난 17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며 '총선 전 100일'이란 구체적 기간을 언급했다. 공천 등 총선 밑그림 작업이 시작되는 12월 말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의 탈당 및 신당 창당설이 제기됐고, 이 전 대표가 탈당을 위한 명분을 쌓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선거에선 내부 총질한 사람들을 앞세워야 이긴다, 역대 선거가 그랬다"며 이 전 대표를 포함한 비윤(비윤석열 대통령)계를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이 총선에서 이기려면 이 전 대표를 서울, 유승민 전 의원을 경기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앉힐 만큼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 의원은 채널A 라디오 '정치 시그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도 MB(이명박 전 대통령) 때 MB의 대표적인 핵심 정책인 세종시 행정수도에 대해 '안 된다'며 들이받는 등 당 안에 MB당과 박근혜당 2개의 당이 있었는데 그분은 선거 때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가 (승리했다)"며 "우리 당의 총선 승리 전략 중 하나로 예를 들면 이준석이 서울선대본부장, 유승민은 경기선대본부장으로 써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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