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38개 회원국에 610만명 이민"
노동력 감소 겪는 선진국들
취업이민 증가 추세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으로 유입된 이민자 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노동력 감소에 직면한 선진국들이 해외 노동력 수혈에 나선 데다, 인도주의적 위기를 피해 망명길에 오른 이민자 유입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24일 OECD에 따르면 지난해 38개 회원국으로 유입된 해외 이민자는 총 610만명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다만 러시아의 침공을 피해 OECD 회원국으로 이주한 우크라이나인 470만명은 이 수치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해 이민자 수는 1년 전보다 26% 증가한 것은 물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국경 봉쇄로 해외 이민자 유입이 차단되기 직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14% 늘었다.
독일과 미국으로 망명한 이주자가 두 배 가량 늘어난 영향이 컸다. 베네수엘라, 쿠바, 아프카니스탄, 니카라과 등 남미와 중동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피해 선진국으로 향하려는 이들이 미국과 독일의 국경을 넘었다.
특히 OECD는 선진국들이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감소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취업 이민이 늘었다고 밝혔다. 전체 이민자 가운데 내국인 근로자 부족에 따른 노동인구 유입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다. OECD 분석에 따르면 향후 영주권 취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취업 이민은 15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영국에서는 이 수치가 두 배 가량 증가했다. 독일에서는 59% 증가했고 미국과 프랑스에서는 각각 39%, 26% 늘었다. 뉴질랜드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임시 거처를 제공하는 일회성 정책을 추진하면서 해외에서 이주한 노동력이 세 배나 늘었다. OECD는 취업 이민이 국경간 이동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외 이주민의 고용률은 70%를 넘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집계됐다. 실업률은 8% 미만을 기록했다. 이는 많은 국가들에서 내국인 근로자들의 고용률을 앞지르는 수준이다.
OECD 회원국으로 향하는 해외 노동력 유입 흐름은 앞으로도 가속화 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의 경우 현재 인구 증감 추세를 감안할 때 향후 25년간 해외에서 총 5000만명의 인구가 유입돼야만 인구 구조가 안정화될 것으로 추산된다. 호세 루이스 에스크리마 스페인의 사회안전부 장관은 "OECD 국가 대부분은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다"며 "앞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될 일만 남았다"고 밝혔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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