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패러글라이딩 사고 51건 발생…25명 사망

충북 단양군서 12건 발생
올해 13건, 작년 사고 건수 넘어서

지난 5년 9개월 동안 국내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다 발생한 사고가 51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로 인한 사망자도 모두 25명에 달했다.

23일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항철위)에 따르면 국내 패러글라이딩 사고는 2018년 7건, 2019년 3건, 2020년 9건, 2021년 8건, 지난해 11건 발생했다. 이달 2일까지 파악된 올해 사고는 13건으로, 작년 한 해 발생한 사고 건수를 이미 넘어섰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이미지출처=픽사베이]

2018년부터 발생한 패러글라이딩 사고 중 사망자가 생긴 사고는 24건으로, 총 25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발생한 패러글라이딩 사망사고로는 지난달 30일 충남 보령시 옥마산 정상에서 패러글라이딩하던 60대 남성 조종사와 20대 여성 체험객이 산 중턱에서 추락해 사망한 일이 있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 2월4일에도 혼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던 40대 남성이 착륙지점을 400ｍ가량 앞두고 하천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로 이 남성은 하반신을 심하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에는 제주 서귀포시 섭지코지 해변 인근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비행 중이던 60대 남성은 2만2900V 고압 전선에 걸리는 바람에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또 지난 3월 충남 아산에서도 패러글라이딩을 하던 50·60대 동호회 회원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8년 이후 전체 사고 51건을 발생 장소별로 보면 '패러글라이딩 성지'로 꼽히는 충북 단양군에서 12건이나 일어났다. 다만 단양에서는 패러글라이딩 도중 사망하는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 밖에도 충남 보령시(5건), 강원 영월군(4건), 전남 구례군·경남 하동군(각 3건)에서도 여러 건의 사고가 있었다.

한편 실제로 발생한 패러글라이딩 관련 사고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조가 필요하지 않은 경미한 사고들은 국토교통부의 집계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패러글라이딩 사고에 대해 업체에서 제공하는 안전 교육이나 사고 방지 대책이 미흡하다는 의견도 있다. 국토교통부가 마련한 항공안전법 시행규칙에는 "항공레저업체에 안전 관련 주의사항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라고만 되어 있을 뿐 세부 지침이 없는 데다 패러글라이딩 보호장구 착용에 대한 별도의 규정도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항철위 관계자는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항공레저 활성화 실적으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고 업체들도 늘어 경쟁이 심화했지만, 안전관리는 뒷전인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