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금리 5% 돌파 충격으로 코스피가 2400선 아래로 내려간 가운데 이번 주(23~27일)에도 국내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될 전망이다. 채권금리 움직임에 따른 불안심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코스피 지수는 2375.00에 거래를 마치면서 전주 대비 81.15포인트(3.30%) 하락했다. 지난 3월21일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53.53포인트(6.50%) 하락한 769.25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며 "금리가 너무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하면서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장중 한 때 5.0%를 돌파하면서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도 전 세계에 걸쳐 경제적 위협이 되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워싱턴DC 연방준비은행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주간 코스피 예상 변동 범위를 2380~2480포인트로 제시했다. 연말 미국의 쇼핑 시즌이 다가오고 있고, 반도체 업황이 개선 추세에 있다는 점은 상승 요인이다. 반면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의 장기 국채금리 상승 경계감은 하락 요인으로 꼽혔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방문도 큰 성과 없이 종료됐고, 중동 사태의 리스크는 고조되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위험자산 회피심리를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동 국가들의 실리적 이해관계를 감안했을 때 국제전 양상으로의 확전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의 소비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연말 본격적인 쇼핑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 연구원은 "4분기 미국 재고 재축적 사이클과 이에 힘입은 한국 수출 개선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는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을 언더슈팅 시킬 수 있는 변수"라면서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연준 위원들의 발언 강도가 누그러지고 있고, 이-팔 사태의 확산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는 점에서 주가지수 추가 조정은 '하락 추세로의 전환'이라기보다는 '패닉 셀링에 의한 단기 언더슈팅'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대신증권도 이번 충격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봤다. 지난 9월 FOMC 이후 연준 위원들의 스탠스 전환이 확인됐고, 최근의 채권금리 급등은 '경기 모멘텀'에 근거한 것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는 것이 주요 근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채권금리 레벨업 과정은 기존에 남아있던 공포심리에 경기변수가 가세하면서 다시금 심리·수급·가격 변수 간의 악순환 고리가 재가동된 결과"라며 "채권금리가 정점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단기 오버슈팅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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