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걸프협력회의(GCC) 정상들이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상황에 대해 성명을 통해 우려를 표명했다.
아세안 10개국 정상들과 GCC 6개국 정상들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 중인 GCC·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공동 성명을 내고 "민간인에 대한 모든 공격을 규탄하고 지속 가능한 휴전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상들은 가자 지구 전역에 전기·수도 복구와 연료, 식량, 의약품의 원활한 전달을 위해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접근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또 모든 분쟁 당사자에게 전쟁 시 민간인 보호에 관한 제네바 협약의 원칙과 조항을 준수하고 민간인 인질과 억류자 특히 여성과 어린이, 환자, 노약자를 조건 없이 즉각 석방하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모든 관련 당사자가 국제법과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UNSC) 결의에 따라 1967년 이전 국경(일명 그린라인)에 기초한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동남아시아는 이번 전쟁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외에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본 지역이다. 많은 동남아시아 노동자가 이스라엘과 가자 지구 인근 키부츠(집단농장) 등에서 일하고 있어서다. 지난 18일 기준 이번 전쟁으로 태국인 30명이 사망했으며 필리핀인도 4명이 숨졌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현재 하마스에 의해 억류된 인질 중 태국인은 17명으로 외국인 중 가장 많다. 또 인도네시아인 10명, 말레이시아인 5명이 가자 지구에 발이 묶여 있다.
전 세계에서 무슬림이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는 지난 17일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내 병원이 폭격받자 대통령 성명을 통해 "인도네시아는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계속되는 불의를 목격하면서 더 많은 민간인 사망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는 지난 20일 금요 기도회가 끝난 후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주인도네시아· 미국 대사관까지 행진했다. 또 이슬람이 국교인 말레이시아에서도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형제국인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지지하며, 이를 가로막는 이스라엘과는 외교관계도 맺지 않을 만큼 사이가 나쁘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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