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美 IPO 2건…추가 상장 예고
고금리 회사채 발행도 잇따라
올해 들어 석유·가스업체의 기업공개(IPO)와 회사채 발행이 잇따르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에너지 기업의 수익성 증대가 예상되자, 기업들의 자본 조달 움직임도 활발해지는 양상이다.
16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미국 주식시장에서 코디악 가스 서비스와 아틀라스 에너지 솔루션 등 석유·가스기업 두 곳이 IPO를 실시했다. 지난 4년간(2019~2022년) 미국 증시에서 IPO가 단 한 건에 그친 것을 고려하면 올해는 상대적으로 에너지 기업 IPO 시장이 호황을 맞았다고 볼 수 있다. 이들 기업의 주가도 상장 후 각각 11%, 20% 올랐다.
오클라호마에 근거를 둔 마하 내추럴 리소시즈도 지난달 IPO 계획을 공개하는 등 미 주식시장에서 에너지 기업의 추가 상장 또한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피트 보든 산업·에너지인프라 글로벌 헤드는 "앞으로 훨씬 더 많은 IPO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IPO 외에 주식 매각, 고금리 회사채 발행을 통한 에너지 기업들의 자금 조달도 이어지고 있다. 이미 상장된 석유·가스기업들은 9월에만 6건의 주식 매각을 통해 15억달러를 조달했다. 주식 매각 건수는 2016년 이후 가장 많았고, 매각 대금은 2018년 이후 최대 규모로 집계됐다.
에너지 기업의 회사채 발행도 올해 1~9월 11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1건) 대비 크게 늘어났다. 2018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처럼 올해 들어 에너지 기업들의 자본 조달이 잇따르는 배경으로는 기업들의 내부 자본 규제 강화와 국제유가 급등이 꼽힌다. 그동안 에너지 기업들은 2010년대만 해도 막대한 부채를 안고 과도한 사업 확장에 나서며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입혔다. 그 뒤로 에너지 기업에 대한 투자 기피 현상이 심화하면서 이들 기업의 자금 조달도 난항을 겪었다. 이후 석유·가스 기업들은 주주 수익에 초점을 맞추고, 내부 자본 규제를 확대하는 등 투자 환경을 개선해왔다.
여기에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에너지 기업의 수익성 증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활발한 자본 조달로 이어졌다. 특히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로 현재 배럴당 80달러 후반인 국제유가가 다시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하마스의 배후로 거론되는 산유국 이란까지 참전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휴스턴 소재 로펌인 깁슨 던의 자본시장 공동 의장인 힐러리 홈즈는 "많은 이들이 유가 100달러 돌파를 점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전 서비스 기업들은 오랜 기간 자본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지금은 더 많은 (조달) 활동, 꾸준한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주가 수익성도 좋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원유 전문가는 "미국 석유·가스 기업들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대차대조표 강화에 힘입어 투자자를 확보하며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면서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단독]"전주까진 못 가요"…1140조 굴리는 국민연...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