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 폭이 30만대를 회복했다. 여름철 집중호우 등 기상 여건 악화로 주춤했던 취업자 수 증가 폭은 8월에 이어 2개월 연속 확대했다. 다만 우리 경제의 핵심인 제조업 취업자 수는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저성장-저실업'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 약화에 따른 고용의 질마저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69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만9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는 2021년 3월 이후 31개월 연속 증가 추세다. 지난 7월 21만1000명까지 둔화했던 월간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확대됐다.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은 63.2%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1982년 월간 통계작성 이후 9월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1년 전보다 0.7%포인트 상승한 69.6%를 기록했다. 이 또한 198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9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취업자 수를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35만4000명, 30대에서 5만6000명, 50대에서 4만5000명 각각 증가했다. 반면 20대 이하에서 8만6000명, 40대에서 5만8000명 줄었다. 사회와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세대인 20대 이하와 40대 취업자 수는 각각 11개월째, 15개월째 감소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다른 연령층과 마찬가지로 40대도 인구 자체가 줄고 있지만 경제활동참가율은 80.2%로 높은 편"이라며 "특히 40대 남성 고용률이 90.7%로 높지만 이들이 제조나 건설, 도소매 부분에 많이 포진돼 있다 보니 그 영향을 더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실업자는 66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2000명(6.0%) 감소했다. 이는 2002년 9월(63만2000명) 이후 21년 만에 최저다. 역대 2번째 낮은 수준이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2.3%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이 역시 1999년 6월 구직기간 기준변경 이래 9월 기준 최저 수준이다.
통계 지표로 보면 성장률 둔화에도 고용률이 높아지고 실업률이 줄어드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런 '저성장-저실업'이 장기화할 경우 잠재성장률을 악화시켜 고용의 질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 지난달 청년층 고용률 및 실업률이 동반 하락한 것은 고용 상황의 개선보다 노동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청년 수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9월 청년층 경제활동참가율은 1년 전보다 0.5%포인트 하락한 49.1%를 기록했다.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받는 제조업 취업자 역시 지난달 7만2000명(1.6%) 줄어 지난 4월(-9만7000명)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는 9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1만8000명, 4.2%),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6만7000명, 5.2%), 숙박 및 음식점업(6만6000명, 3.0%) 등에서 증가했다. 서 국장은 "제조업 취업자 중에서 자동차·의류는 증가하는데 화학·전자부품 등은 감소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제조업 취업자 수가 지속적 감소 기조인 것은 맞지만, 감소 이유는 전체 기저효과가 있다는 것을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저성장-저실업 현상의 장기화를 경계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고용률 지표가 60대 이상 고령층이 늘어나는 반면 20대와 40대 고용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는 결국 시장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라며 "정부가 이들 세대 실업자의 재취업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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