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강남빌리지' 영상서 지역 비하 논란
"저급하다" 비판 속출…하루 만에 비공개 처리
"촌스럽게 건물들 좀 그만 쳐다봐. 완전 시골에서 온 사람들 같아 보이거든."
서울 강남구의 홍보 영상이 타지역을 비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비판 끝에 비공개 처리됐다. 시민들은 "천박하다"며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12일 강남구 유튜브 채널에는 '메타버스에서 만나는 강남! 삐야기, 삐따기와 함께해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메타버스로 만나보는 강남빌리지의 모습. 강남구의 여러 곳을 삐야기와 삐따기와 같이 여행해보아요'라는 설명이 달렸다.
해당 영상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콘텐츠로 43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삐야기'가 강남구의 외주를 받아 제작됐다. 이 채널에서 연재되는 웹드라마 ‘일진 중학교’ 속 캐릭터 삐야기·루나·예리·하라·민수 등이 제페토 속 '강남빌리지'에 방문한다.
문제는 이들이 나눈 대화에서 지역 비하적인 발언이 스스럼없이 나온다는 것이다. "야, 너네 촌스럽게 건물들 좀 그만 쳐다봐. 완전 시골에서 온 사람들 같아 보이거든", "우리 시골에서 온 사람들 맞잖아. 이렇게 높은 건물들은 처음 봤단 말이야" 등의 내용이다.
반면 '강남빌리지'에 대해서는 "이야, 진짜 건물들이 반짝반짝하고 사람들도 많잖아. 킁킁, 뭔가 비싼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예리야, 너무 킁킁대면서 다니지 말자. 같이 다니기 창피하잖아" 등의 낯부끄러운 대화도 나눈다.
영상 공개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옛 트위터)에서는 "이게 강남구 공식 영상인가", "기분 나쁨의 결정체", 강남구청 홍보 영상 저래도 괜찮나요. 기분 더럽다", "강남구 안티가 만들었대도 믿을 지경" 등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논란이 일자 강남구는 이날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다만 이에 대해서도 강남구 유튜브 채널에는 "제페토로 농어촌 거주민 얕잡아보는 영상 올렸다가 사과도 없이 내렸네요", "일 더 커지기 전에 사과해야 할 듯", "지역 차별하는 강남구" 등 비판이 나왔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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