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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분쟁 때마다 들썩이는 석유·가스 테마株, 이익은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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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흥국석유 등 주가 며칠 새 40~70% 급등
국내 석유류 도·소매 업체, 도시가스 관련 종목 이익 변동성 작아
투기성 자금이 몰리며 주가 급등할 때 매매 신중해야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도주가 자취를 감춘 가운데 단발성 테마주가 득세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국내 증시에서 석유류 도·소매 업체와 도시가스 업체 주가가 급등했다. '중동의 화약고'에 다시 불이 붙으면서 전 세계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결과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에 따른 실제 수혜 여부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동 지역 내 다른 국가의 참전 여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전쟁과 연관성이 적은 상장사가 테마주로 편입하면서 급등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어서다.


전쟁 때마다 주목받는 석유株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흥구석유 주가는 지난 10일부터 3거래일 동안 70%가량 올랐다.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주가가 수직 상승했다. 한국석유 주가도 사흘 동안 36% 상승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4.34% 오른 배럴당 86.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차 오일쇼크'를 불러온 1973년 10월 욤 키푸르 전쟁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국제유가 급등을 우려하는 전망이 나온 결과다.


흥구석유와 한국석유 등은 지정학적인 이유로 국제유가가 요동칠 때면 주가 변동성이 커지곤 했다. 흥구석유 주가가 급등했던 지난해 2월 상황도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흥구석유 주가는 나흘 만에 50% 이상 올랐다.


지난해 2월25일 장중 한때 1만1600원까지 올랐던 흥구석유 주가는 지난 7월 4620원까지 떨어졌다. 1년5개월 만에 주가가 60% 이상 급락했다. 주가 상승을 촉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어지고 있지만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급등한다고 해도 국내에서 석유류 제품을 유통하는 업체 이익이 큰 폭 증가하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대다수 테마주 주가는 제자리를 찾는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올라도 이익 변동폭 크지 않아
전쟁·분쟁 때마다 들썩이는 석유·가스 테마株, 이익은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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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12월 출범한 흥구석유는 휘발유, 등유, 경유 등 석유류 제품을 GS칼텍스로부터 매입해 대구·경북지역에 판매하는 석유류 도·소매업체다. 한국석유유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구·경북 시장점유율은 대성산업이 28.3%로 가장 높고 흥구석유는 12.3%를 차지하고 있다.


흥구석유 매출액은 2020년 1148억원, 2021년 1322억원, 2022년 1467억원으로 꾸준하게 늘었다. 매출액이 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주당순이익은 183원으로 전년 96원 대비 90.6% 증가했다. 현금배당액도 주당 100원에서 150원으로 늘었다. 주가는 2021년 말과 2022년 말에 각각 7160원, 568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원유 가격 및 환율 변동 등을 고려해 판매가격이 바뀌는 구조다. 다만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 매입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에 매출총이익률이 큰 폭으로 변하지는 않는다. 판매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감소할 수도 있다. 매출 총이익률은 2020년 5.2%, 2021년 4.9%, 2022년 5.5%를 기록했다. 흥구석유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올해 상반기에 다시 적자 전환했다. 상반기 누적으로 매출액 618억원, 영업손실 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총이익률은 4.7%로 낮아졌다.


한국석유는 아스팔트 부문, 합성수지 부문, 케미칼 부문 등 3개 사업부문으로 이뤄졌다. 흥구석유와 같이 사명에 '석유'가 들어가지만 사업영역이 상대적으로 넓다. 연결기준으로 매출액은 2020년 4840억원, 2021년 6289억원, 2022년 7479억원으로 꾸준하게 늘었다. 매출액은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제자리 수준이다. 같은 기간 174억원, 156억원, 180억원을 기록했다. 아스팔트와 합성수지 매출 비중이 크다. 국내 정유사·유화사로부터 원재료를 공급받고 있기 때문에 국제유가 영향을 받는다.


지난 10일 흥구석유와 한국석유 등이 급등할 때 도시가스 공급 업체 지에스이 주가도 27% 올랐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지에스이는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천연가스를 공급받아 경상남도 진주시, 사천시, 함양군, 거창군, 하동군, 산청군, 합천군 등지에 공급하고 있다. 공급받는 가격과 각 가정에 판매하는 가격 차이에서 이익을 낸다. 도매요금은 중앙정부에 소매요금은 지방자치단체에 승인권이 있다.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 매출 규모는 커질 수 있다. 이익 규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판매가격보다 판매량이 이익 규모에 큰 영향을 준다. 지에스이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5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담당 지역 도시가스 보급률을 높아질수록 이익이 늘어난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다 올해 초부터 하락했다"며 "지난해 도시가스 관련 종목의 실적 개선은 거의 없었다"라고 말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시가스 업체는 지역적 폐쇄성과 낮은 산업 성장률로 연간 영업이익 변화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며 "제한된 이익 성장성으로 현금배당도 동일한 규모를 지급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산업 변화가 없는 만큼 안정적이고, 동일 규모의 배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채권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익 규모와 관계없이 테마주 주가는 관심도에 따라 요동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목이 쏠릴 때 주가가 급등했다가 소강상태로 들어서면 주가는 급등 이전으로 돌아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테마주의 경우 실적 변화가 크지 않은 데 주가는 단기간 급등락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며 "투기성 자금이 몰리면서 주가가 올랐을 때 매매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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