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교원그룹, 교육업계 첫 1조클럽 입성
2015년 '스마트 빨간펜'으로 에듀테크 사업 첫발
데이터 통합플랫폼 구축…개인 맞춤형 학습 제공
교원은 전통 학습지업으로 성장해 교육업계 최초로 ‘1조 클럽’에 입성한 교육업계 강자다. 2015년부터 종이 학습지와 태블릿PC를 결합한 ‘스마트 빨간펜’을 선보이면서 에듀테크에 첫발을 뗐다. 1대 1 학생관리 등 학습지만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전용 스마트펜과 태블릿PC로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교원의 30년 교육 노하우와 200여명의 전문인력, 700억원의 연구개발(R&D)비를 집대성해 6년에 걸쳐 완성했다.
교원이 선보인 에듀테크 서비스는 곧 학습 형태의 변화를 주도했다. 자녀들이 종이책보다 태블릿PC를 잡고 있는 게 불안했던 학부모들도 점차 인식을 바꿨다. 학습지 빨간펜과 구몬 등을 통해 쌓은 탄탄한 방문 영업조직이 있었기에 가능한 변화였다. 교원을 벤치마킹한 다른 교육업체들도 앞다퉈 디지털 교육기기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IT기기를 통한 학습이 더 익숙한 시대가 됐다.
코로나19 전까지만 하더라도 교육업계에서 에듀테크는 지금처럼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 개념은 아니었다. 단순 오프라인 교육 콘텐츠를 디지털로 전환하거나 온라인 형태로 제공하는 ‘e러닝’에서 조금 더 발전한 형태의 교육이었다. 하지만 AI, 빅데이터, 메타버스(확장가상세계),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급격한 4차산업혁명의 물결에 코로나19까지 닥치면서 에듀테크의 범위와 시장 규모가 확대됐다. 교육 서비스의 한 형태였던 에듀테크가 이제는 교육을 뒤흔드는 핵심산업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는 국내 에듀테크 시장 규모가 2021년 7조3250억원에서 2025년 9조9833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교원도 ‘아이캔두’나 ‘스마트구몬N’ 등 다양한 에듀테크 서비스를 선보이며 대응했다. 하지만 학령인구가 줄고 경쟁업체가 늘어난 탓에 수익성 악화는 피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875억원에 달하던 교육사업부문 영업이익이 지난해 180억원으로 5분의 1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673억원에서 1조37억원으로 큰 변화는 없었지만 교원의 자존심이던 교육업계 유일의 ‘1조 클럽’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생겼다. 그 사이 업계 2위 웅진씽크빅이 올해 1조 클럽 가입을 노리고 있다.
위기의식을 느낀 교원은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2020년 그룹 내 디지털 전략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기술혁신센터’를 설립해 전사 차원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중이다. AI·빅데이터 등 다양한 데이터 관련 과제도 수행중이다. 여러 계열사로 흩어져 있는 고객 데이터를 통합하는 ‘통합 고객 데이터 플랫폼’도 구축할 계획이다. 전 사업 영역의 데이터 연계성을 강화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블로그 등에 남겨진 고객 의견을 수집·분석해 제품 기획부터 개발,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고객경험을 최대한 반영한다는 전략이다.
에듀테크 경쟁력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에듀테크 R&D에 400억원을 투자한 교원은 올해 이를 500억원으로 늘렸다. 최근 세계적 화두인 생성형AI를 기존 교육 상품과 접목해 학생별 실력에 따른 초개인화 학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챗GPT’를 에듀테크 상품에 연동하기 위해 기술 타당성 검증(PoC)을 진행중이다.
메타버스를 학습과 근무에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교원은 최근 직방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메타버스 내에 학습센터를 구축하고 원격근무를 지원하는 등의 협력모델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교원 관계자는 "AI기반의 차세대 서비스 개발과 디지털 고객 경험 확대 등을 통해 각 사업영역에서 업(業)의 혁신을 꾀할 것"이라며 "새로운 고객가치도 지속적으로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사업 외에도 교원투어·교원웰스·교원라이프 등 자회사 형태로 여행·렌털·상조 등 사업 다각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교원은 지난 5월 장례 전문 브랜드 ‘교원예움’을 론칭한 데 이어 지난 10일 장례 종합 플랫폼 ‘첫장’을 출시하며 장례사업 강화에 나섰다. 고령화·핵가족화로 전문 상조서비스 수요가 커지고 있어 이에 발맞춰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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