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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연 2회 소집' 납북자대책위…10년 뭉갠 통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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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정상외교 통해 '납북자 해결 노력' 강조
통일부는 '범정부 대책위원회' 10년간 방치
기존 기구 운영 안하면서 관련 조직만 신설
태영호 "자국민 생명 달려…소홀해선 안돼"

통일부가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연 2회 소집해야 하는 범정부 차원의 '납북자 대책위원회'를 10년째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납북자 송환 의지를 거듭 천명한 뒤인 지난달 장관 직속으로 '납북자 대책팀'을 신설했는데, 기존의 대책기구조차 제대로 운영하지 않으면서 부처 내 조직만 또 신설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10일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통일부는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납북자 대책위원회를 소집한 뒤 올해까지 단 한 차례도 대책위를 열지 않았다. 통일부는 2011년 12월 제정·시행된 국무총리 훈령 '납북자 대책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반기별 정기회를 소집해야 했지만, 그 의무를 10년째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 6월 경기 파주시 임진각 국립 6·25전쟁납북자기념관에서 열린 '제10회 6·25 납북희생자 기억의 날' 행사에서 희생자 가족이 납북된 가족의 사진을 어루만지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6월 경기 파주시 임진각 국립 6·25전쟁납북자기념관에서 열린 '제10회 6·25 납북희생자 기억의 날' 행사에서 희생자 가족이 납북된 가족의 사진을 어루만지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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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통일부는 해당 훈령이 시행될 당시 대책위 설치 구상을 밝히면서 "대책위를 통해 범정부적으로 다각적인 납북자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훈령에 따르면 대책위는 통일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외교부·법무부·국방부·국무조정실·국가정보원 등 관계 부처 고위공무원단이 참여하게 돼 있다. 구체적인 임무는 ▲중장기적 과제 확정 등 종합대책 수립 ▲납북자 생사 확인 및 서신교환·상봉·송환 등 업무에 대한 해결방안 결정 등이다.


윤 대통령은 올해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국군포로·납북자·억류자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최초 선언했고,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해서도 "납북자·억류자·미송환 국군포로 문제의 즉각적 해결을 위한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후 통일부는 지난달 장관 직속으로 '납북자 대책팀'을 신설하며 발을 맞추는 모습을 보였는데, 정작 이미 마련돼 있던 범정부 대책기구는 별다른 이유 없이 10년간 방치해온 것이다.


통일부는 '대책위를 가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납북자 등 문제가 담긴 '이산가족 기본계획' 또는 '북한인권 증진 추진현황' 등을 국회에 보고한 관계로 대책위를 따로 소집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산가족 기본계획 등에 '납북자 문제 해결 노력'이 약식 언급되는 것과 범정부 차원에서 대책위를 소집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통일부의 해명이 성립하기 위해선 대책위 소집을 의무로 정한 훈령이 폐지돼야 하나, 효력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테영호 국민의힘 의원.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테영호 국민의힘 의원.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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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의원은 "캠프 데이비드 원칙과 정신에도 담겼듯이, 납북자 문제는 '자국민 생명 및 안전 보호'에 해당하는 국가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며 "통일부가 이 문제에 소홀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일부가 장관 직속으로 납북자 대책팀을 신설한 만큼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 공조 강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납북자 대책위원회를 매년 상·하반기 각 1회 소집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는데, 훈령을 따르지 않은 것은 잘못이 맞다"고 인정했다. 이어 "11월 중 대책위를 소집하고 앞으로도 실질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6·25전쟁 당시 우리 민간인 납북자는 10만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1953년 7월 정전협정 이후로도 북한은 베트남전, 해군 방송선 'I-2호정' 나포 사건 등에 따른 민간인 납북자, 국군포로 등 최소 516명을 송환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최근 10년 동안에만 6명(김국기·최춘길·김정욱·김원호·고현철·신원미상 1명)의 한국 시민을 억류 중이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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