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사우디 등 개입으로 번지지 않으면 영향 제한적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유가 불안은 우려 요인
그간 대외 이슈에 시달리며 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국내 증시에 또 다른 악재가 터졌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충돌의 장기화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면서도 안전자산 선호가 이어지며 증시의 바닥 확인이 지연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0일 오후 12시45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 대비 14.09포인트(0.58%) 상승한 2422.82를 기록 중이다. 코스닥은 6.86포인트(0.84%) 하락한 809.53를 기록했다. 오전에 1% 넘게 올랐던 코스피는 오후 들어 상승폭이 축소되는 모습이고 820선을 회복했던 코스닥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일 뉴욕증시가 강세로 마감하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충돌의 영향이 제한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코스피도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0.59%, S&P500지수는 0.63%, 나스닥지수는 0.39% 각각 상승했다.
불확실성 확대는 불가피하겠지만 그 충격과 지속성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시는 중동 분쟁 불확실성에 영향을 받겠지만 기존 증시 경로나 인플레이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정책 전망의 큰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란 혹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직접적인 개입과 같은 사태로 번지지 않는다면 이번 사태의 충격과 지속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4% 내외 상승했으며 금 가격도 1% 가까이 상승했고 달러와 엔화는 강세를 보였다"면서 "대체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부각되며 관련 품목 위주로 강세를 보였으나 최근 낙폭이 컸던 국제유가를 제외하면 변동성이 확대되진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유가 불안은 우려 요인이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전장보다 3.59달러(4.34%) 오른 배럴당 86.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쟁이 발발 시점과 정황이 1973년 제4차 중동 전쟁인 욤-키푸르 전쟁과 유사해 벌써부터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상당하다"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모두 산유국이 아니고 과거 다수의 분쟁이 단기간에 종료된 경우가 많아 원유시장 파급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생각되나 여타 산유국들까지 확전 양상을 보일 경우 유가 급등 리스크도 배제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양상을 감안할 때 유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하단을 더욱 견고히 하고 반등 탄력을 높여주는 변수로 보는 것이 유효하다"면서 "전쟁 상황에 따라 유가 레벨이나 등락이 좀 더 명확해지겠지만 단기 흐름에 따른 투자심리 변화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발 고금리와 달러 강세, 유가 등으로 9월부터 조정이 이어지고 있는 국내 증시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바닥 확인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나타날 수 있어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시장의 바닥 확인이 지연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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