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잡中企]⑭AI 발달로 정교해진 해킹…中企·소상공인 보안 통합관리

시큐어링크, 엔드포인트 보안 특화기업
AI로 악성코드 탐지…재감염률 낮춰
美시장 공략…'K-보안' 도약 목표

고준용 시큐어링크 대표.

인공지능(AI) 기술의 비약적 발달로 해킹 기술도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지문·홍채 등 생체정보를 빼내거나 얼굴·음성까지 그대로 본떠 돈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보안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는 대기업은 그나마 이런 위협에 대처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일쑤다. 사내 네트워크·문서·단말기 등 부문별로 최신화된 보안 기술을 따로 도입해야 하는데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인력과 자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016년 설립된 보안 전문업체 시큐어링크는 여러 곳으로 흩어진 보안시스템을 하나로 묶어 통합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러개의 개별 보안 프로그램을 구입해 설치하는 것보다 약 30~40%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서울 구로구 구로동 본사에서 만난 고준용 시큐어링크 대표는 "우리 보안 제품 하나만 있으면 개인정보 유출, 랜섬웨어, 악성코드 등을 방지하는 다양한 보안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며 "중소·벤처·스타트업과 공공기관 등 400여곳의 업체가 우리 서비스를 사용중"이라고 말했다.

시큐어링크는 엔드포인트 보안에 특화됐다. 엔드포인트는 네트워크와 연결된 가장 끝단의 단말기를 지칭하는데 보통 기업에서 사용하는 PC, 스마트폰, 태블릿 등 물리적 디바이스가 이에 속한다. 엔드포인트는 기업 보안의 1차 방어선으로 이를 지키지 못하면 결국 네트워크까지 공격자가 침투해 방어가 어려워진다. 시큐어링크는 보안의 최전방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해킹 위험을 전문적으로 제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 대표는 "개별적이고 무거운 보안엔진들을 하나의 엔진으로 경량화하고 통합했다"며 "모든 제품을 특허 기반으로 만들었고 코어 엔진도 자체 개발해 운영중"이라고 설명했다.

AI로 악성코드를 탐지하고 분석하는 기술도 개발해 고도화 하고있다. 변종 랜섬웨어의 행위 패턴을 AI로 분석해 일반 백신이 발견하지 못하는 해킹까지 방지한다. 트래픽을 복호화하지 않고 악성코드와 위협이 되는 부분만 탐지·분리해 비용과 리소스 절감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시큐어링크는 지난 2월 이 기술로 한국평가데이터(KODATA)로부터 'T3'등급을 받아 투자용기술평가서를 받기도 했다. 이를 통해 지난 8월 씨엔티테크와 DB캐피탈이 결성한 '씨엔티테크-디비드림빅 투자조합'으로부터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시큐어링크의 보안서비스.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의 경우 한번 해킹에 걸리면 또 걸리기 쉽다. 해킹에 성공한 공격자가 보안 취약점을 미리 파악해두고 지속적으로 괴롭히기 때문이다. 한 성형외과에서는 해커가 유명인의 성형 전후 사진이나 개인정보를 빼낸 뒤 거액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정보가 노출되면 막대한 손해배상을 물어줘야 할 수도 있어 중소기업에서는 적절한 수준에서 해커와 타협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고 대표는 "한 손해보험사가 해킹을 당해 어려움을 겪고 최신 백신까지 설치했음에도 우리 테스트를 통해 랜섬웨어 재감염을 확인한 적이 있었다"면서 "우리의 AI 기술과 통합 솔루션을 적용하면 재감염률을 상당 부분 낮출 수 있다"고 전했다.

시큐어링크는 현재 다양한 국책사업을 수행중이다. 지난해 6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ICT 솔루션 연구과제 사업을 수주했다. 기존 블록체인의 단점을 해소하고 사이버보안에 적합하도록 개발해 사물인터넷(IoT)과 산업용사물인터넷(IIoT)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IoT 스마트 엣지 네트워크(IoTSEN)' 기술을 연구개발중이다. 지난달엔 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서 주관하는 '2023년 기술유출 방지 시스템 구축사업'에서 보안 공급회사 3곳 중 하나로 선정됐다. 중소기업의 조직과 정보 교류 시스템을 면밀히 파악해 보안 취약점을 분석하고 기업 맞춤형 컨설팅으로 보안 인프라 구축을 돕는 사업이다. 시큐어링크는 문서보안(DRM), 매체제어(DLP), 이미지검출(OCR) 등이 포함된 통합 솔루션 'SPK'(Safe·Privacy.Keeper)를 비롯해 비 허가된 외부자로부터의 암호화 공격을 방지하기 위한 AI 프로파일링 기술이 적용된 '랜섬키퍼'를 제공한다.

고 대표는 앞으로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미국 등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고 대표는 "우리나라엔 제대로 된 보안회사가 많지 않고 수출 실적도 전무한 수준"이라며 "국산 보안기술이 글로벌 무대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하고싶다"고 말했다.

고준용 시큐어링크 대표.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