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리 조선업체 상대로 기술 탈취 공격
핵잠수함 공개 이어 '해군 무력' 강화 몰두
국정원 "김정은, 중대형 군함 건조 지시해"
최근 '해군 무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는 북한이 하반기 들어 우리 조선업계를 상대로 해킹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 당국은 '중대형 군함'을 원하는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기술력이 부족한 북한이 우리 측의 기술 탈취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4일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정보 당국은 지난 8~9월 북한 해킹조직이 유수의 조선업체를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시도한 사례를 여러 건 포착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북한은 해군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해 우리 조선업체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해킹 공격을 벌이고 있다"며 "이는 김정은의 '중대형 군함 건조 지시'에 따른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최근 해군 군사력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8월 해군부대를 직접 시찰한 데 이어 9월에는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 영웅함' 진수식에 잇따라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러시아 방문 과정에서도 러시아의 구축함 '샤포시니코프 원수함'을 시찰하는 등 해군 무력 증대에 큰 관심을 보였다.
현재까지 공개된 북한 관영매체 보도에서 김 위원장이 '중대형 군함'을 건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내용은 없었지만, 최근 선박 엔진을 제작하는 기업소를 찾아 '해군 무력 강화와 관련한 혁명적 투쟁 방침'을 제시한 바 있다. 국정원이 언급한 '김정은의 중대형 군함 건조 지시'는 이 과정에서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보 당국에 따르면 북한 해킹조직이 우리 조선업체들을 상대로 사용한 해킹 수법은 ▲IT유지보수업체 PC를 점거한 뒤 우회 침투하거나 ▲조선업체 내부 직원을 상대로 피싱 메일을 유포한 뒤 악성코드를 설치하는 등 방식으로 나타났다.
국정원은 공격을 당한 업체들에 관련 사실을 통보한 뒤 보안대책을 지원하고 있으며, 예상 공격 타깃이 될 것으로 우려되는 주요 조선업체에도 자체 보안점검을 요청한 상태다. 세부적으로는 ▲업무망 및 인터넷망 분리 ▲유지보수업체-고객사 간 원격 접속용 프로그램 문제 점검 ▲불분명한 이메일 및 웹사이트 열람 금지 등을 당부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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