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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모금]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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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김진명 작가의 신작소설이다. 저자는 “나는 전 세계인이 힘을 합쳐, 푸틴의 핵 협박을 이겨내야만 한다는 신념으로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푸틴의 핵 협박이 승리로 귀결된다면 너도나도 핵을 거머쥐려는 악의 의지가 세계를 뒤덮고 자유민주주의 대신 전체주의와 독재가 인류를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소설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자 핵을 사용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다.

[책 한 모금]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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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내가 푸틴의 침공을 유발했단 건가?”

“속마음이 어떻든 모호한 태도를 취했어야 합니다. 푸틴의 계산을 복잡하게 만들어야 했지요. 미국이 어떻게 나올까, 미국의 개입으로 실패하게 되면 모든 것이 끝장인데. 그런 고민에 끝없이 빠져들게 말입니다. 하지만 각하는 오히려 푸틴으로 하여금 이를 일거에 걷어내도록, 아주 시원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나는 우리 국민을 안심시키려 했던 거야.”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미국이 가장 거대하게 다가왔을 겁니다. 푸틴에게도, 국민에게도.”

바이든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인상을 찌푸린 채 눈길을 비켰다. - p.78


“바흐무트를 죽음으로 사수하라!”

완전히 달라진 러시아군 앞에 바흐무트의 우크라이나 병사들은 속속 죽음을 맞이할 뿐이었다. 이제까지 보여주었던 우크라이나 병사들의 애국심도 용기도 열정도 마치 노란 은행잎이 바람에 떨어지듯 바흐무트 평원에 차곡차곡 쌓였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참호를 향해 빗발치듯 총알을 쏟아부었고 우크라이나군 참호 바로 앞까지 기어와서는 수류탄을 집어넣곤 했다. 이처럼 용기백배한 러시아군은 전황을 완전히 바꾸어버렸다. - p.92

“전쟁이 쉽게 끝나지는 않겠지. 끝나도 저 푸틴이 있는 한 언젠가는 같은 일이 반복될 테고. 평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그놈을 죽여야 하지만 아무도 푸틴을 건드리지 못하는 게 현실이잖아.” - p.109


“핵을 써야 하오. 러시아가 핵을 썼을 때 이 세상 어느 나라가 러시아를 응징하겠다 나설 수 있소? 미국이? 영국이? 감히 어느 나라가 러시아를 향해 ICBM을 쏘겠소? 아니면 전폭기를 보내겠소? 그럼 차르 봄바가 날아가고 사르맛이 날아가 미국이고 뭐고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마는데.”

푸틴은 블랙 러시안을 밀어두고 거푸 보드카를 들이켰다.

“핵을 쓰는 순간 비로소 러시아가 러시아다워지는 거요.” - p.151


잠시간의 침묵이 흐른 다음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입을 열었다.

“그 공격에 러시아가 핵으로 대응한다면?”

(…)

“감히 그러지 못할 거요.”

바이든이 짧고 단호하게 답했지만 실상은 질문에 대한 대답을 피하는 것에 불과했다. 숄츠는 피의자를 신문하는 수사관처럼 거칠게 파고들었다.

“감히 그런다면?”

“…….”

바이든은 대답이 없었다. 나토 정상들은 낯선 세상의 알 수 없는 심연을 마주한 느낌이었다. 더 이상 들어가선 안 되는 세상이었다. - p.279

“우리가 여기서 푸틴의 요구를 들어주는 건 결국 인류사를 배신하는 부끄러운 짓이오. 가장 두려운 건 여기서 우리가 물러서면 앞으로 이런 일이 빈번하게 일어날 거라는 사실이지. 핵으로 협박하면 꼼짝 못 하는구나. 이런 인식의 확산과 더불어 전 세계는 핵 개발 광풍에 빠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지구 멸망의 위험은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될 거요.” - p.282


“열다섯 명에 달하는 숙련된 군인을 하나같이 단 한 발의 권총 사격으로 급소를 쏘아 죽이고, 그랬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함내 경비병 열두 명의 시체는 HK416을 난사한 것인 양 위장하고, 그 시체를 또 부두 앞바다에 보란 듯 내다 버린 범죄자들. 어마어마한 계획을 강심장으로 빈틈없이 실행하고도 정작 범죄 은닉에는 미숙한 범죄자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자꾸 합리적인 것인 양 대변하는 함장 말이오. 그들이 무얼 숨기고 있는지.”

“뭐요? 당신 지금 나를!”

샤프먼은 씨익 웃으며 지난번과 같이 꾸벅 목례를 하고 신문실을 나섰다. - p.295


“모르겠소? 모스크바 시민들 중 복수를 원하는 사람은 극소수일 뿐이오. 제발 더 이상의 전쟁은 없었으면 하는 게 모두의 간절한 꿈이야. 모스크바 시민들은 오히려 몇십 배 큰 비극을 당한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해 기도를 시작했소. 그게 러시아요. 그게 러시아 정신이란 말이야. 당신은 위대한 러시아라는 환상으로 국민을 마비시키고 자신의 더러운 탐욕만 채운 추악한 장사꾼이고.” - p.395


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 |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408쪽 | 1만88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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