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남극 해빙 면적 역대 최소 추정
지구 온난화 악순환·남극 생태계 위협
"2100년대 말, 황제펭귄 사실상 멸종"
지구에서 가장 추운 남극 해빙(바다 얼음) 면적 규모가 관측 이래 가장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온난화의 악순환 가속과 펭귄 생태계 위협 등의 우려가 나온다.
미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에 따르면 올겨울 남극 해빙 면적이 지난 10일 기준 1696만㎢로, 1979년 위성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25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남반구에 위치한 남극은 7월~9월 초가 겨울이다. 일반적으로 해빙은 겨울 막바지인 9월 최고조에 달하고, 여름이 끝나가는 2∼3월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다. 앞서 올해 2월 여름철 남극 해빙 면적도 2022년 기록을 깨고 최저치로 나타난 바 있다.
남극의 해빙이 줄어드는 속도는 매우 가파르다. 올겨울 기록은 기존 최저치인 1986년 겨울(1800만㎢)보다 약 100만㎢나 줄어든 규모다. 다만 이번에 NSIDC가 발표한 수치는 예비치로, 기타 변수를 반영한 공식 발표는 다음 달 초에 나온다.
NSIDC 측은 기후변화가 남극 해빙 감소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해빙 위에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는 펭귄 등 동물의 보금자리를 빼앗아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먼저, 녹아내리는 해빙은 지구 온난화의 '양의 되먹임'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원래 남극의 해빙은 태양에서 방출되는 복사 에너지를 대기로 반사해 높아진 해수면 온도를 식혀주는 역할을 한다. 반대로 해빙이 줄어들면 해수면 온도는 높아지고, 뜨거워진 바다가 다시 해빙을 녹여 해수면 온도를 상승시키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지구가 더 뜨거워지는 것이다.
남극 생태계도 위협받고 있다. 영국 남극조사국 피터 프렛웰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해 남극 벨링스하우젠해 중·동부의 황제펭귄 서식지 5곳 중 4곳이 녹아서 없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폐사한 새끼 황제펭귄은 최대 1만 마리에 이를 것으로 파악됐다. 해빙이 너무 일찍 녹아버려 새끼 펭귄이 솜털을 벗고, 방수 기능이 있는 성체 깃털을 갖추기도 전에 익사하거나 동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프렛웰 박사는 "이번 사건은 앞으로 벌어질 일의 전조에 불과하다"며 "남극의 해빙이 점점 사라지면서 2100년대 말이면 황제펭귄 군락의 약 90%가 번식에 실패해 사실상 멸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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