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유럽연합(EU)이 시행키로 한 중국산 전기차 반(反)보조금 조사에 직면했다.
2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는 중국 기업들뿐 아니라 현지에서 완성차를 생산해 EU로 수출하는 테슬라와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도 포함됐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통상·경제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이들을 대상으로 중국 내에서 불공정 보조금 혜택을 받는지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13일 연례 정책연설에서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은 저가 전기차가 시장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면서 반보조금 조사를 공식화했다. EU지역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전기차 시장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미 EU의 전기차 보조금 증거 수집 과정에서 테슬라가 중국 정부로부터 혜택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통신은 테슬라가 세금 감면, 대출 등 여러 형태로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 얻기 힘든 특권을 누리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을 테슬라의 주요 시장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2020년 말부터 중국 상하이 공장을 주요 수출 허브로 삼고 있다. 자동차 조사기관 '슈미트 오토모티브 리서치'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1~7월 중국에서 제조된 테슬라 자동차 약 9만3700대를 서유럽에 판매했다. 테슬라 전체 인도 물량의 47%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밖에 BMW, 르노 등 중국 현지에서 합작 회사를 운영 중인 유럽 기업들도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U의 반보조금 조사는 집행위가 조사 착수 시점으로부터 약 9개월 뒤 결과를 발표한다. 이를 토대로 잠정적으로 상계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집행위는 이후 4개월 이내에 잠정 관세를 확정 관세로 전환할지 결정하게 된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단순히 중국 기업을 겨냥한 게 아니라, 각종 세제 혜택과 막대한 보조금으로 해외 투자를 유치해온 중국의 자동차 산업 자체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측은 이날로 마무리된 돔브로우스키스 부집행위원장의 방중 기간에도 EU의 전기차 반보조금 조사에 강한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자동차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이 보복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확인된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EU 반보조금 조사 소식 여파로 장 초반 하락세를 보이다 강보합 전환했다. 월가에서는 테슬라가 3분기 46만2000대의 차량을 인도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몇 주 전 추정치보다 1만대 가까이 줄어든 수준이다. 다만 4분기 인도량은 50만대 안팎으로 다시 늘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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